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책임자인 피터 마크스(Peter Marks)가 사임을 발표하면서 모더나(MRNA)를 비롯한 주요 백신 관련 주가가 급락했다. 사임 배경에는 현재 보건복지부 장관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와의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마크스는 코로나19 백신 승인 과정을 총괄하며 FDA 산하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를 이끌어왔다. 그는 이번 주를 끝으로 사임할 예정이며, 사내외 보도에 따르면 케네디 장관으로부터 자진 사퇴나 해임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마크스는 사직서에서 “백신 안전성과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거부당했다"며, "장관은 사실이나 공개가 아닌 거짓 정보에 대한 복종을 원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발표 직후 월요일 주식시장에서는 모더나가 하루 동안 8% 이상 급락하며 S&P500 종목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노바백스(NVAX), 바이오엔텍(BNTX), 화이자(PFE) 역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 정보업체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백신 정책의 일관성 훼손과 정부 과학 리더십의 공백 가능성에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건복지부 장관인 케네디가 공개적으로 백신 회의론적 시각을 드러낸 가운데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전환의 파장이 백신 신뢰도와 바이오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며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FDA와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투자자들과 업계는 후임 인선과 FDA 내부 정책 기조 변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 과정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재부상하면서, 보건 행정 수장의 교체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