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게임스톱(GME) 주식에 대해 공매도 거래 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비트코인(BTC) 매수 계획 발표 이후 주가가 하루 만에 22% 급락하며 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 하락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게임스톱의 공매도 거래량은 하루 사이 234% 급등해 3,085만 주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월 ‘밈 주식 열풍’ 당시 공매도 청산 및 숏스퀴즈로 급등했던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당시 최고 기록은 1월 19일의 3,326만 주였다.
이번 거래제한 조치는 당일과 익일 거래일까지 적용된다. 말론 웰스의 CEO 케빈 말론은 “하루 만에 거래량이 50배 치솟은 것은 공매도 물량이 실제 보유 주식 없이 이뤄지는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스톱 주가는 전날 비트코인 매수 소식에 12% 뛰었지만, 이날 급락하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현재 주가는 22.0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게임스톱은 아직 비트코인을 얼마만큼 매수할지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13억 달러(약 1조 9,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계획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투자 플랫폼 ‘Tastylive’의 창립자인 톰 소스노프는 “이 전략은 ‘닷컴 시대’를 연상시키는 단순 자금 활용에 가깝다”고 혹평했다. 이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없이 비트코인을 사는 회사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토로(eToro)의 미국 투자분석가 브렛 켄웰은 “투자자들이 게임스톱의 근본적인 사업 모델에 대해 낙관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전환사채 발행 자체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된 점도 부각된다. 전략적자산관리회사 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2021년 사례처럼, 전환사채 발행 후 공매도 헷지에 따른 주가 급락이 발생했고, 이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 분석가인 하코 아카마츠는 “게임스톱 역시 같은 전략을 따라가는 중이며, 비트코인이나 GME가 크게 상승할 경우 초대형 숏스퀴즈 기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3일에는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 거래량이 4,620만 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2021년 숏스퀴즈의 상징적 인물인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의 키스 길이 GME 투자 복귀를 선언하며 1억 8,000만 달러(약 2,628억 원) 규모의 보유 지분을 공개한 직후였다.
게임스톱의 이번 계획이 일시적 반등으로 그칠지, 혹은 비트코인 적극 매입을 통한 새로운 투자 전략의 출발점이 될지는 이번 분기 실적 및 시장의 매수 반응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