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과 비트고가 미국 은행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며, 코인베이스와 팍소스도 비슷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규제 강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21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과 디지털 자산 수탁사 비트고(BitGo)가 미국 내 은행 인가 또는 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Coinbase)와 팍소스(Paxos)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필요한 좁은 범위의 면허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취득할 경우 더욱 엄격한 규제와 감독을 받게 된다.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매트 레빈(Matt Levine)은 "암호화폐가 결국 기존 은행 시스템과 규제를 완전히 재현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대상으로 한 신규 입법을 논의하는 가운데 나왔다. 서클은 현재 의회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 초안과 관련해 기존 은행들과 '영토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등 기존 은행들은 비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데 제약을 두는 방향으로 법안을 수정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제약은 비은행권 발행사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암호화폐 기업들은 전통 금융 인프라 접근에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4년 3월, 커스토디아은행(Custodia Bank)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마스터 계좌 접근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였다. 이 결정으로 커스토디아는 미국 금융기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달러화 접근 권한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번 서클과 비트고의 은행 인가 추진은 이러한 기존 장벽을 넘기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