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관재단이 5만 달러 이상 규모의 채권에 대해 오는 5월 30일부터 상환을 개시할 예정이다. 2022년 파산 당시 기준으로 채권 가치를 산정해 실제 수령액은 현재 자산 시세의 일부에 불과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파산 후 27개월이 지난 FTX 파산관재단이 오는 5월 30일부터 대규모 채권자들에 대한 첫 상환을 시작할 계획이다. 상환 대상은 채권 가치가 5만 달러를 초과하는 채권자들로, 총 114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 보유분에서 지급이 이루어진다. FTX는 현재 존 레이 3세(John Ray III) 최고경영자 체제 아래 채권 정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산 담당 변호사 앤드루 디트더리히(Andrew Dietderich)는 FTX가 '27경 건'에 달하는 청구를 받았으며, 이 중 상당수는 허위 또는 부정확한 청구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상환 절차가 수개월 이상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일부 소액 채권자들은 이미 상환을 받은 상태지만, 디지털 자산 관련 청구는 모두 2022년 11월 11일 파산 신청일 기준 가격으로 산정된다.
FTX는 전체 채권자들에게 청구 금액의 118%를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채권자들 사이에서는 이 수치가 실제 회복률을 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파산 신청 이후 비트코인(BTC)은 500%, 솔라나(SOL)는 650%, 리플(XRP)은 450% 이상 상승했고, 이더리움(ETH)도 47% 올랐다. 하지만 상환 기준은 자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기 이전 시점이라, 디지털 자산 보유자들은 실질적으로 원금 회복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FTX 최대 채권자 그룹 대표 수닐 카부리(Sunil Kavuri)는 “이번 상환은 피해자들에게 중요한 마무리이지만, 기준 시점의 자산 가치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질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채권자들이 연 9%의 이자를 수령할 수 있어 FTX가 신속한 상환을 압박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많은 부정청구와 법적 심사 과정으로 인해 최종 상환 완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