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해외 주식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비트코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등 미래기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오 시장이 보유한 약 10억 원 규모의 해외 주식 가운데 50.8%(약 5억3천만 원)가 미국 나스닥 상장사이자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에 투자된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50만 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비트코인 가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업이다.
오 시장의 이 같은 투자 결정은 디지털 자산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오 시장은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ETF(상장지수펀드) 도입과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허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관련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이와 같은 행보는 최근 재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국제 정세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 구축 및 가상자산 ETF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 시장은 비트코인 외에도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기업에 폭넓게 투자했다. 포트폴리오의 20.5%는 엔비디아(약 2억2천만 원), 15%는 아이온큐(약 1억6천만 원), 13.7%는 팔란티어(약 1억4천만 원) 등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5천억 달러(약 718조 원)를 투자하며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에 해당한다.
오 시장의 배우자 역시 테슬라, 엔비디아,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등 미래 기술 중심의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 가족 단위로 첨단산업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을 보였다. 또 부부는 약 15억 원의 예금을 보유하며 투자 위험 분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오 시장의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스트래티지 358%, 아이온큐 237%, 엔비디아 171%, 팔란티어 34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올해 초 일부 종목이 소폭 조정을 받아 손실을 기록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혁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MZ세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재테크 강연에서 "남을 따라 하기보다 글로벌 경제 흐름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보다 미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