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XRP ETF 출시엔 신중…법적 명확성·수요 미달 영향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XRP ETF 출시에는 아직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는 자산규모 300억 달러(약 42조 6천억 원)를 돌파했으며, 이더리움 ETF도 출시 2개월 만에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달성했다.

리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법적 분쟁을 대부분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XRP는 여전히 대형 금융기관들의 눈에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특히 블랙록과 같은 기업들에게는 법적 명확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블랙록은 ETF 출시 결정에 있어 높은 수요, 거래량, 명확한 법적 지위 등 세 가지 주요 기준을 제시했다. 현재로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이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XRP는 아직 완전히 부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블랙록은 그레이스케일이나 프랭클린과 같은 경쟁사들이 XRP 관련 상품을 먼저 출시하는 것을 지켜보며 시장과 규제 당국의 반응을 관찰하고 있다. 이러한 신중한 접근 방식은 그동안 블랙록에게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지난 2023년에는 블랙록과 관련된 가짜 XRP ETF 신청 소식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블랙록은 공식적으로 관련성을 부인해야 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XRP 관련 사업 진출에 더욱 신중한 입장을 보이게 되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반면, XRP의 시장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유동성과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측면에서 블랙록이 새로운 ETF를 출시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2025년 미국의 정치적 변화로 암호화폐 친화적인 규제가 도입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러한 변화가 실현된다면 XRP와 솔라나 같은 암호화폐들의 ETF도 2025년 말까지 승인될 가능성이 있으며, 블랙록은 규제가 명확해지고 수요가 더욱 강화된 시점에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