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업계 원로 케빈 레티니티가 서클의 상장 추진에 대해 수익성 악화와 유통 비용 증가를 지적하며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서클(Circle)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S-1 상장 서류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였다. 이로써 서클은 미국 내에서 두 번째로 상장하는 순수 암호화폐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업계에서는 이 결정에 대해 수익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테더(Tether)와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익성과 지나친 운영 비용이 리스크로 지목된다.
서클의 제출 서류에 따르면, 2024년 순이익은 1억5570만 달러로 전년(2억6760만 달러) 대비 42% 감소하였다. 반면, 테더는 지난해 미국 국채 수익 중심으로 13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며 큰 대조를 이뤘다. 이전 해인 2022년에는 암호화폐 시장 침체 속에서 7억688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어, 수익성 회복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에는 못 미친 셈이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케빈 레티니티(Borderless.xyz 최고경영자)는 서클이 지나치게 비용 중심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티니티는 10년 가까이 스테이블코인 업계에 몸담아온 인물로, 미국 최초의 완전 준비금 기반 스테이블코인 트루USD(TrueUSD) 개발에도 관여한 바 있다. 그는 “서클은 규제 준수 전략을 택하면서 직접적인 라이선스 비용뿐 아니라, 인력, 급여, 로비 비용 등 간접적인 규제 비용도 부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통 파트너인 코인베이스(Coinbase)에만 지난해 9억800만 달러를 지불한 사실이 서류를 통해 드러났다. 이는 서클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유통 비용'으로 지불한 금액이며, “1등도 아닌 2등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대가”라고 레티니티는 지적했다. 이어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려는 이들에게는 큰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클은 과거 코인베이스와 함께 USDC를 공동 개발하고 센터(CENTRE)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현재는 해체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베이스와의 밀접한 협력 관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레티니티는 이를 ‘차별화된 유통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페이팔(PayPal)의 PYUSD 사례처럼,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유통력을 확보한 기업들과 비교하면 서클은 뚜렷한 강점이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레티니티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기술적으로 단순하고 상품화된 구조이기 때문에, 서클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제를 통해 경쟁자를 밀어내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 정책을 자사에 유리하게 설계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엄청난 자본이 드는 일”이라며, “서클은 앞으로도 막대한 자금을 계속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와 입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여름까지 스테이블코인 법안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원에서는 GENIUS법이 통과된 상태다. 이와 유사한 상원 법안도 병행해 추진 중이다. 레티니티는 이 법안들에 대해서는 드물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소규모 스테이블코인은 각 주의 머니 트랜스미터 라이선스를 통해 실험과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OCC(통화감독청) 감독 하에 전국 단위의 명확한 규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소규모 프로젝트의 성장과 대형 프로젝트의 명확한 규제라는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충족시킨 것”이라고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