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스테이블코인의 대규모 확산을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의 광범위한 활용이 법정화폐를 위협하지 않도록 발행을 제한하는 규정을 논의 중이다.
EU 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이 대중화되면 법정화폐와 경쟁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200억 유로(한화 약 2700억원) 이상인 스테이블코인의 하루 거래량이 100만 건을 넘을 경우 발행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유럽은 전체 회원국에 적용되는 '암호화자산규제안(MiCA)'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활발히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해당 문건은 집행위원회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닌, 다양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작성된 여러 비공식 문건 중 하나라고 알려졌다.
MiCA이 채택되면 유럽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적절한 운영 체계 구축과 준비금 보장을 요구하는 규정을 도입하게 된다. 단일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다중 자산와 연결된 대형 스테이블코인에는 추가적인 규정을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문건에 담긴 스테이블코인 규정은 당초 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리브라'의 유럽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EU 재무장관들이 참여하는 이사회 및 집행위원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EU 의회의 경우, 은행 감독 당국을 통해 주요 스테이블코인을 관리하는 보다 온건한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집행위원회는 "이같은 접근방식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당국의 재량에 맡기기보다 구체적인 한도를 제시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유럽은 강경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입장을 견지해왔다. 리브라 계획이 공개된 당시,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럽 시장이 결제,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스테이블코인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가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최근 테라USD(UST)의 디페깅(Depegging) 사태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신뢰를 잃은 만큼 강력한 규제 접근방식에 무게가 쏠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