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옵션, 암호화폐 거래소 '에리스엑스' 인수…시장 재진입 박차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Global Markets)가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에리스엑스(ErisX)'에 대한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옵션 거래소인 CBOE가 규제 이행 역량을 보유한 미국 암호화페 거래소 '에리스엑스'를 최종 인수하며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재개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에리스엑스는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 금융단속기구(FinCEN) 등에서 허가를 받은 암호화폐 현물·선물 거래소 및 청산소를 운영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피델리티, 나스닥, TD아메리트리이드 등에서 투자를 확보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영입하며 전통 금융권 수준의 규제 이행 역량과 투명성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CBOE와 에리스엑스는 지난해 10월 인수 계약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인수 조건과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계약에 따라 에리스엑스는 CBOE 소속 디지털자산 사업부에서 운영될 계획이다. 사업부 총괄을 맡게 되는 톰 치파스 에리스엑스 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전원이 CBOE에 합류한다.

에리스엑스는 기존의 거래소 운영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자산 데이터 상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투자자가 암호화폐 적정가를 평가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를 토대로 CBOE 벤치마크를 개발·제공하게 된다.

에드 틸리 CBOE 회장 겸 CEO는 "디지털 자산은 빠르게 성장하는 새로운 자산 유형"이라면서 "해당 시장에서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리스엑스는 디지털 자산 분야에 전통 시장의 규제 수준과 투명성을 도입하는 큰 성과를 냈다"면서, "이번 인수를 통해 CBOE의 성장 스토리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치파스 디지털자산부 총괄은 "에리스엑스는 규제 이행과 운영 무결성을 통해 디지털 자산 현물, 데이터, 파생상품, 청산 시장을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지속하고, 기관 부문이 신흥 자산 유형을 완전히 수용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CBOE가 에리스엑스 인수를 통해 암호화폐 현물·파생상품 시장에 다시금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BOE는 2017년 12월 규제 허가 거래소 최초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보다 한 주 앞섰지만 계속되는 시장 침체에 2019년 6월 지원을 종료했다.

한편, CME는 현재까지 다양한 암호화폐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입지를 확대해왔다. CME의 비트코인 선물은 미국 최초 암호화폐 ETF의 기초 자산으로도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