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참여부터 국보 구매까지…2022년 키워드로 떠오른 'DAO'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이 2022년 블록체인 업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뜻이 맞는 개인들이 모여 정치집단을 만들거나 국보 구매를 시도하는 등 DAO를 활용한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DAO를 법인으로 인정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앤드류 양, 웹3.0 정책 목소리 내는 DAO ‘로비3’ 출범

2022년 2월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내 친(親)암호화폐 정치인으로 알려진 앤드류 양(Andrew Yang)은 트위터를 통해 웹(Web) 3.0 정책 관련 목소리를 내기 위한 DAO인 ‘로비(Lobby3)’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웹3.0 정책 제안을 위한 DAO ‘Lobby3’ 홈페이지. 출처: https://www.lobby3.io

DAO는 블록체인을 통해 조직 운영 권한을 참여자 개개인에게 분산시킨 블록체인 기반 커뮤니티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모인 개인들은 스마트 컨트랙트, 운영 토큰 등을 활용해 투명한 자금조달, 보상 배분, 투표 등을 진행하고 조직의 운영 방향을 직접 결정한다.

로비3는 웹3.0 정책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으로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앤드류는 “웹3.0 기술이 가진 긍정적인 잠재력에 대해 웹3.0 커뮤니티는 국회의사당에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로비3에 참여하기 위해선 3단계로 나뉜 멤버십 토큰을 구매해야 한다. 각 토큰은 0.07ETH(약 21달러)에서 40ETH(약 1200달러) 사이의 가격이 책정돼 있다.

참여자는 구매한 토큰에 따라 각기 다른 혜택을 제공 받는다. 1단계는 로비3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투표권을 주고, 3단계는 앤드류 양과 일대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로비3의 멤버십 구분. 구매한 멤버십에 따라 혜택에 차등을 두고 있다.

개인이 모여 국보를 살 수 있다면? 국보 구매 위한 DAO 출범

지난 1월 19일에는 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놓은 국보 두 점을 구매하기 위한 '국보 DAO'가 만들어져 주목을 받았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는 "국보 DAO는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시민 스스로 주체가 되어 보호하고 의미를 대중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프로젝트"라며 "특정 기업이나 개인의 이익이 아닌 많은 시민과 커뮤니티의 자발적 참여를 표현하기 위해 DAO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국보DAO는 1월 23일 모금을 시작한 후 3일 만에 총 154만 3500 KLAY(약 24억 2900만 원)을 모금했다. 다만 국보 1점을 구매하기 위한 최소 모금 금액이었던 50억 원을 달성하지 못해 경매 참여 시도는 불발됐다.

△출처: 국보 DAO 홈페이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추진할 수 있던 것은 DAO라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와 커뮤니티 덕분"이라며 "국보 DAO의 경험을 거름 삼아 세상의 많은 문제를 푸는 DAO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2년 키워드로 떠오른 'DAO'… 일부 국가선 법인 인정도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는 “2020년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의 해였고, 2021년이 대체불가토큰(NFT)의 해였다면 2022년은 다오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AO를 활용한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부 국가에선 DAO를 법인으로 인정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22년 2월 15일 코인데스크는 마셜제도가 탈중앙자율조직(DAO)을 법인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국가 차원에서 DAO를 법인으로 인정한 건 마셜제도가 처음이다.

DAO를 법인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발효되면서 마셜제도 내의 DAO는 인력을 고용하거나 부동산을 소유하는 게 가능해졌다. 데이빗 폴(David Paul) 마셜제도 의원은 "델라웨어가 미국 기업의 중추가 된 것처럼 마셜제도 또한 DAO 법인의 중심지가 되기 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와이오밍 주 상원의회에서 DAO를 기업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을 기반으로 와이오밍 주는 7월 5일 전 세계에서 최초로 ‘아메리칸 크립토페드(American CryptoFed) DAO'를 합법 법인으로 승인했다.

'아메리칸 크립토페드 DAO'는 달러화 가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을 구축 중인 회사로 최고경영자(CEO)나 관리자, 영업 활동을 지원하는 부서가 없다. 업계에선 법적 지위가 없던 DAO가 공식 법인으로 인정받으며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지혜 헥슬란트 리서치센터장은 "와이오밍 주가 인정한 DAO가 미국 연방 법원에서도 동일한 법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면서도 "DAO법을 바탕으로 보다 심층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논의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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