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기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기부처의 불투명성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라는 명목 아래 불법적인 모금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후원금을 빼돌리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빈번한 기부사기는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와 의지를 퇴색시키기 마련이다. 본인이 후원한 것이 원하는 대상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알 길이 없으니 말이다.
이러한 기부 관련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변성’과 ‘투명성’이라는 특징을 가진 블록체인 기술을 기부에 적용한 팀이 있다. 바로 4명의 대학생이 모인 포테일(4Tale)이다. 포테일은 한 명의 컴퓨터 공학 전공자와 세 명의 비전공자로 구성됐다. 대표를 맡은 김태완(충북대학교 벤처-비즈니스학과)과 최진홍(삼육대학교 컴퓨터-메카트로닉스학과), 박채림(국립대만대학교 회계학과), 변진경(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아르젠바이어학과) 총 네 명이 함께 한다.
포테일은 4명의 창업자가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써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기부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은 블록체인이 MZ세대에게 더 이상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닌 친숙하고 쉬운 서비스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토큰포스트는 지난 26일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포테일 사무실에서 젊은 청년 사업가 김태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테일에서 전체적인 운영, 기획 및 블록체인 개발을 맡고 있는 김태완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키다리아저씨'라는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Q. 블록체인에 언제, 어떤 계기로 입문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블록체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6년 겨울입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가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걸 우연히 봤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교환학생이 끝나고 한국에 들어와서 비트코인 관련 뉴스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비트코인을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 기술이 단순히 코인뿐만 아니라 경제학, 암호학, 컴퓨터 과학 등 전 분야를 다루는 프로젝트들이 많더라고요. 거기서 매력을 느꼈고, 블록체인이 너무 재밌어서 바로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서울로 무작정 올라와서 블록체인 관련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소수 사람끼리 모여서 블록체인 스터디를 했습니다. 근데 2017년 말에 백명도 안되던 채팅방이 천명에서 천오백명까지 늘어났어요. 그래서 맨처음 초기에 있던 4명의 분들과 함께 블록체인 관련해서 공부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일을 했습니다.
Q. 팀은 어떻게 결성됐는지, 각자 맡은 역할은 뭔지 궁금합니다.
저희 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블록체인 시스템 엔지니어 양성과정에서 만났습니다. 우선, 저는 블록체인 개발 공부를 하면서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팀원을 구하고 싶어서 지원했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마음이 맞는 팀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육과정 속에서 4명의 팀이 여러 공모전 등을 참여하며 프로젝트를 검증해나갔고, 이를 통해 더 끈끈한 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현재 포테일은 전체적인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최진홍(삼육대학교 컴퓨터-메카트로닉스학과), 디자인과 회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채림(국립대만대학교 회계학과), 국내외 마케팅을 담당하는 변진경(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아르젠바이어학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개발과정 속에서 만났지만, 우연하게 다들 다른 분야를 전공해서 더욱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Q. 대학생 신분으로 창업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겠습니다.
대학생의 위치에서 창업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졸업하려면 시험을 봐야 하니까요. 학교 수업과 병행해야 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또한 인적 인프라도 넓지 않았기에 조언을 구할만한 곳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컨퍼런스 및 블록체인 관련 행사 및 멘토링이 있으면 무조건 갔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곳이 많아서 깊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직접 찾아뵈면서 어려움을 헤쳐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부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블록체인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분들이 많았고, 기부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흔들린 적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외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의견을 받고자 노력했어요. 그 결과, 사람들의 니즈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해당 프로젝트로 사회에 공헌해보겠다는 마음이 더 굳어졌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많은 멘토님을 만나 현실적인 조언을 얻으면서, 키다리아저씨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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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포테일은 어떤 회사인가요?
포테일은 블록체인 기술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그동안 깨진 신뢰를 회복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저희는 2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블록체인-이더리움 기술이 더 이상 어렵거나 투기적인 개념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둘째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쉽고 친숙한 디자인으로 개발해 블록체인 앱이 대중화되고, 블록체인 생태계가 확장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입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플랫폼은 '키다리아저씨'로, 경매시스템을 활용한 블록체인 물품 기부 플랫폼입니다. 기존의 현금이나 물품 기부 방식이 아닌 MZ세대를 위한 재밌고 부담 없는 기부라는 취지를 가지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블록체인 사업으로 기부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우선, 팀원 전부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위안부 기부금 논란을 비롯해 기부 문제가 관련된 사회적 이슈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모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아이템을 정하기에 앞서 여러 방법으로 사전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일반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다른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체리’ 운영사 이포넷에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부 분야가 블록체인 특성과 가장 잘 맞는다고 결론지었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기존 기부 플랫폼들과 다른 키다리아저씨만의 특징이 있다면?
기존 기부는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해 현금이나 물품 기부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러나 키다리아저씨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플랫폼을 직접 올려 경매를 하는 방식으로 기부하고, 경매 금액은 후원단체로 전달되는 시스템입니다.
2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매방식 물품 기부입니다. 기부자는 기부하고자 하는 물건의 사진, 가격을 명시해서 플랫폼에 올립니다.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은 물건을 선택한 후에 낙찰금액을 제시하는 구조입니다. 이를 통해 물품 기부자는 쓰지 않는 물건을 정리하고, 구매자는 필요한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판매금액이 5:5로 나뉘어 물품기부자와 구매자의 이름으로 기부단체에 기부가 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물품 낙찰금액이 십만 원이라고 했을 때, 오만 원의 금액은 물품기부자의 이름으로, 나머지는 오만 원은 구매자 이름으로 기부가 됩니다. 양쪽 모두 원하는 단체에 기부까지 동시에 할 수 있어 심리적 보상을 더욱 극대화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Q.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포테일은 후원자와 수혜자를 1:1로 직접 연결하고, 언제든지 블록체인상에서 후원자 본인이 수혜자의 수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유기동물협회나 한부모가족단체, 아름다운가게 등 후원단체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에 맞는 해결책이 무엇이 있을지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색다른 기부를 기대하는 해외 MZ세대 소비자들을 위해 여러 컨텐츠 및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영어권 국가들은 기부문화가 오랫동안 자리잡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다양한 기부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해외에서도 기존의 기부 방식보다 더 쉽고 재밌게 참여 가능한 플랫폼을 소개해 해외까지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Q. 토큰포스트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블록체인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지 2~3년밖에 되지 않아서, 블록체인 기술을 어려워하거나 투기적인 개념으로만 보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블록체인의 다른 이면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블록체인의 특성을 사회에 적용하면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앞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및 솔루션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돕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블록체인 기술은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심어지고, 블록체인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블록체인 앱 서비스가 나오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해주시고 피드백을 많이 해주신다면, 더 좋은 블록체인 서비스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