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핀테크 결제 대기업 페이팔과 스퀘어가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을 100% 가까이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판테라캐피털(Pantera Capital)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페이팔과 스퀘어가 매일 시장에 풀리는 신규 비트코인 공급량의 대부분을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수백만 이용자를 보유한 핀테크 대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활성 이용자가 3억 명에 달하는 페이팔은 지난달 12일 미국 내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제 유니콘 기업 스퀘어는 2018년부터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판테라 분석에 따르면 페이팔은 비트코인 신규 공급량의 60%, 스퀘어는 40% 상당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 메사리(Messari)에 따르면 매일 800~900개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최근 시세 기준 약 1500만 달러(166억원) 상당에 달하는 규모다.
판테라는 페이팔 제휴업체인 팍소스의 암호화폐 거래소 '잇비트(itBit)'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코인게코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잇비트 거래량은 페이팔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3배 이상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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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브라이언 켈리 BKCM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핀테크 대기업들이 참여하면서 비트코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인기 앱을 통해 손쉽게 비트코인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거래가 더욱 수월해지고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대기업 참여는 전문가들이 투기 열풍으로 끝난 2017년 상승장과 현재 시장을 다르게 보고 이유 중 하나다.
저명한 헤지펀드 전문가들의 비트코인 채택도 이번 상승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 또 다른 요인이다.
대형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비트코인을 "최고의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이라고 평했다. 이밖에도 스탠리 드러켄밀러, 빌 밀러 등이 비트코인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암호화폐 열풍을 부채질했다.
전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이자, 약세 상태인 미 달러의 대안으로 보는 이유는 최종 발행 가능한 비트코인 수량이 2100만 개로 한정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비트코인에 희소 가치를 더하고 있다.
댄 모어헤드 판테라 설립자 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두 대기업이 새로 발행된 비트코인을 전부 매입해들이면서 상당한 가격 상승을 촉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대형 금융기관이 합류한다면 수요와 공급은 더욱 불균형해질 것"이라면서, "가격 상승만이 이같은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최초로 2만 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올해 3월 3867달러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올해 170% 이상의 상승률을 연출했다. 이더리움은 올 한해 33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