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 확산과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지위 폐지를 담은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이 올해 말 시행됨에 따라 차세대 인증 기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미래형 인증기술 특허출원도 증가하고 있다.
23일 특허청에 따르면 미래형 인증기술 특허출원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형 인증기술 특허출원은 2015년 123건에서 지난해 222건으로 연평균 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형 인증기술로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고객 식별정보를 분산 저장하는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을 포함해 지문이나 홍채, 얼굴, 정맥 등을 이용하는 생체인식기술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허출원도 해당 기술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기술별 특허출원 동향을 살펴보면 생체인식기술은 15년 123건에서 19년 208건으로 연평균 14%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은 지문이나 홍채, 얼굴, 정맥 등 인체의 생체정보 중 일부를 이용하여 복제가 어려우므로 보안성이 높은 기술이다. 스마트폰, 금융결제 등이 대중화되면서 꾸준하게 특허출원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DID가 크게 주목받으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4건에 불과했던 관련 특허출원은 올해 9월까지 36건으로 급증했다.
DID는 기존 중앙화된 기관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소유하던 것과 달리,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필요시 원하는 정보만 제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신원인증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당 정보가 위변조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개인정보의 자기주권화 바람을 타고 최근 급부상하고 있으며, 유망한 기술인만큼 DID 기술의 시장 주도권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같은 글로벌 테크 대기업도 발빠르게 DID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편, DID 분야의 특허출원은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출원이 47%(456건)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으며, 대기업 21%(203건), 외국법인 11%(111건), 대학연구소 10%(99건), 개인 8%(80건) 등 순으로 출원이 이어지고 있다.
엄찬왕 특허청 전기통신기술심사국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서비스의 필수 요소인 인증기술은 기존의 공개키(PKI), 생체인식 및 분산 ID 기술 등이 서로 연계돼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관련된 강한 지재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