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시히데 엔도(遠藤俊英) 일본 금융청장이 향후 블록체인 규제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규제를 위해서는 기술을 이해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토시히데 엔도 일본 금융청장은 지난 10일 일본에서 열린 '블록체인 글로벌 거버넌스 컨퍼런스'(BG2C)에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규제는 기술혁신과 규제 사이의 균형을 실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주는 교훈은 새로운 기술이 큰 기회와 동시에 리스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라며 "현재 암호화폐 거래량은 전통 금융산업에 비해 매우 작은 수준이지만 상호 운용성을 통해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엔도 금융청장은 금융 규제기관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변화에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규제를 위해서는 기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융 규제당국으로서 금융청의 책임은 금융위기를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데 있다"면서도 "동시에 기술 혁신이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기술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은 규제 기관의 책임을 져버리는 것과도 같다"며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인터넷 아키텍처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 인터넷 거버넌스를 참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엔도 금융청장은 분산화된 금융시스템을 올바로 규제하기 위해 기존 탑다운(top-down) 방식의 규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에는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 금융기관을 기반으로 규제가 행해졌지만 일반적으로 블록체인에서는 이러한 중개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분산화 금융을 올바르게 작동시키려면 규제당국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규제기관과 기술 커뮤니티, 학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제 당국도 이해관계자의 일원이 되어 협력 거버넌스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패널로 참여한 마츠오 신이치로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감독당국이 비트코인의 소스코드 작성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해 던진 질문에 엔도 금융청장은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금융청은 다른 일본 관청에 비해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며 "해당 인재들을 미국이나 유럽 대학에 파견해 블록체인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차 금융청 직원이 비트코인의 소스코드를 쓸 수 있게 되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에도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1일 일본 금융청은 블록체인 글로벌 표준 수립과 참여자들의 공동협력을 목표로 하는 민관 연합체인 '블록체인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네트워크(BGIN)'을 출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금융청은 BGIN의 회원으로 직접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