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10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조 8,000억 달러(약 5,728조원) 규모의 '2021년 회계연도 예산안(2020.10.1~2021.9.30)'을 발표했다. 국방비는 늘고 사회안전망 프로그램, 해외원조 등 비국방 예산은 크게 줄었다.
예산안은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의 경호조직인 비밀경호국(USSS)을 재무부 소속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비밀경호국은 미국 대통령과 가족을 경호하는 역할을 맡는 한편, 사기, 통화위조 등 다양한 금융 범죄에 대한 수사도 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통화 보호 임무를 가진 비밀경호국이 재무부의 사이버 범죄 방지 노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산안은 편제 변경을 통해 "비밀경호국이 더 효율적으로 암호화폐와 금융시장 관련 범죄를 수사하게 되고 재무부는 테러자금조달, 테러 지원국·인권침해국, 금융 범죄를 제재하는 역량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암호화폐와 같은 기술 발전과 국제 금융시장의 상호 연결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욱 복잡한 금융 범죄 조직들이 생기고 있다"면서 "이러한 금융·전자 범죄와 테러리스트·불량국가 간의 연관성이 깊다"고 주장했다.
한편, 비밀경호국의 암호화폐 활동 수사는 은행보안법(BSA)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을 감시하고 있는 재무부 '금융범죄단속 네트워크(FinCEN)'의 활동과 겹칠 수 있다.
현재 국토보안부, 비밀경호국, 재무부 산하 조직들은 암호화폐 범죄 수사를 위해 블록체인 분석 기술에 수백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 소프트웨어 툴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체인널리시스는 2015년부터 미국 정부와 82건 계약을 진행했으며 계약 규모는 1,000만 달러~1,400만 달러 상당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예산안이 통과되려면 미국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고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이라 예산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