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물가 압력, 연방예산 협상 지연 등 복합적인 거시경제 요인으로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아크인베스트(Ark Invest)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 중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98%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226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향후 5년 내 3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신흥국에서의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특히 눈에 띈다. 비자(Visa)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나이지리아,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지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급증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에서는 전체 암호화폐 보유량 중 스테이블코인 비중이 2위에 이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최근 물가 상승률과 자국 화폐 평가절하 속에서 구매자의 60%가 USDT 또는 USDC로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채택 확대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외환 리스크를 회피하고 부를 보존하기 위한 안전 자산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국경 간 송금을 보다 저렴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능도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 기관의 진입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스트라이프(Stripe)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브릿지(Bridge)를 10억 달러에 인수하였고, BBVA 등 주요 은행들도 연내 자체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예고했다. 미 연준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중개기관 의존도를 줄이고 글로벌 결제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상무부 지명자인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 또한 지난해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위상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랙록,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금융사가 이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실험적 화폐가 아닌 금융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전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속도를 관찰할 시점이며,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미래가 기존 네트워크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