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논란이 됐던 암호화폐 믹서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를 제재 리스트에서 공식적으로 제외했다. 이 조치는 지난 1월 미 항소법원의 판결을 따른 것으로,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토네이도 캐시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제재할 권한이 없다는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당시 법원은 "토네이도 캐시의 스마트 컨트랙트는 특정 외국인이나 단체가 소유한 재산이 아니므로 OFAC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3월 21일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등록된 다수의 토네이도 캐시 관련 스마트 컨트랙트 주소를 제재 목록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토네이도 캐시의 네이티브 토큰 TORN은 급등세를 보였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데이터에 따르면 발표 직후 TORN 가격은 약 60% 상승했다. 3월 21일 기준, TORN의 시가총액은 약 7300만 달러(약 1067억 원)에 달하며, 완전 희석된 가치는 약 1억 4000만 달러(약 2040억 원)에 이른다.
한편,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밈코인 관련 사기 사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매크로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디지털 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이내에 거래된 비트코인(BTC) 비중을 나타내는 '핫 서플라이' 지표는 지난해 11월 5.9%에서 3월 20일 2.3%로 50% 이상 감소했다. 이는 단기 투기적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비트겟(Bitget)의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는 "최근 비트코인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암호화폐 산업의 '디뱅킹(debanking)'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 서비스법을 근거로 암호화폐 거래소, 커스터디 서비스 및 일부 브로커리지 업체를 규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호주 재무부는 3월 21일 성명을 통해 “해당 업체들은 사용자 자산 보호 관련 규제를 준수하고, 금융 서비스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최소 자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규제 강화 움직임은 다가오는 연방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과 야당인 피터 더튼의 연합당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향후 정부 주도의 입법 과정을 거쳐 최종 규제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