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의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AI)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가 아랍에미리트(UAE) 국가안보보좌관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과 회동하며 디지털 자산 및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0일 타눈 빈 자이드는 X(구 트위터)를 통해 디지털 화폐의 확대되는 역할과 AI의 영향, 그리고 이 둘이 결합한 새로운 투자 기회에 대해 색스와 대화했다고 밝혔다. 이 회동은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타눈을 초청해 만찬을 가진 후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UAE 간 경제 및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타눈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기술, 에너지 및 미국 내 UAE 투자 확대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타눈은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 재무부 장관 스콧 베슨트와도 만나 양국 간 무역 및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화상 회의를 통해 일론 머스크와 정부 비용 절감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또한 타눈은 오라클 공동 창립자 래리 엘리슨,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엔비디아 CEO 젠슨 황과 AI 기술 발전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만남에서 UAE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고, 미국 내 기술 인프라 구축 계획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타눈이 이끄는 투자사 MGX는 최근 70억 달러(약 10조 2,2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규모 민간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강한 지지를 보낸 바 있다.
MGX는 이달 초 바이낸스에 20억 달러(약 2조 9,2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다각적인 암호화폐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MGX는 UAE의 국부펀드 2곳과 아부다비 최대 은행 퍼스트아부다비은행, AI 개발 전문기업 G42 등을 포함한 1조 5,000억 달러(약 2,190조 원) 규모의 금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후 암호화폐 및 AI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이번 미국-UAE 간 협력이 글로벌 암호화폐 및 기술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