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를 모두 석권하는 데 암호화폐 업계의 정치 후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르코 산토리 전 크라켄 법률 책임자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기업들의 정치 기부는 민주주의의 한 형태"라며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승리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이 선거에서 4~5%의 표 차이를 만들어냈으며, 특정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 활동이 아니라 개인과 기업이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정상적인 정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9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법학 교수 톤야 M. 에반스는 "이번 대선이 박빙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으며, 암호화폐 지지층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선거에서 대규모 정치 자금 지원을 통해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비영리 감시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선거에서 전체 기업 기부금의 약 절반이 암호화폐 기업에서 나왔으며, 그 총액은 1억 1,900만 달러(약 1,738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자금은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의회 선거에도 집중 투입됐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 정치활동위원회(PAC)인 페어셰이크(Fairshake)는 위스콘신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브라이언 스타일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에 76만 달러(약 11억 원)를 광고 비용으로 지출했다.
미국 백악관 전 비서실장 믹 멀베이니는 "암호화폐 산업이 이번 선거에서 제대로 된 로비 활동을 펼쳤으며, 이는 2016년이나 2020년 선거 때는 없었던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데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했으며,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승기를 잡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업계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앞으로 규제 완화와 친암호화폐 정책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 암호화폐 정책을 어떻게 구체화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