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약 438만 원)를 돌파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증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금 선물 가격은 한때 3,010달러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약 14% 상승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40% 가까운 상승 폭을 보였다. 이러한 강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주요 투자은행들은 금 가격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UBS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무역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수개월 내 3,200달러 도달 가능성을 제시했다. BNP파리바 역시 금 가격의 평균 수준이 3,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 확대’가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추가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몇 개월간 중국 인민은행의 금 매입 규모가 확대된 점이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SP엔젤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이 안전자산을 확대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경제 참모들은 관세 정책이 단기적인 조정일 뿐이며 인플레이션 가속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다소 다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이 관세를 강화할 경우 대외 교역 위축과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안전자산 역할을 기대받았던 비트코인(BTC)도 최근에는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Paybis의 울디스 테라우드크란스 최고수익책임자(CRO)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장 규모 확대와 규제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과 비트코인이 각자의 시장 내 역할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전망이다. UBS와 마코리 등 주요 금융기관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금 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며,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 비중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