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이 2,000달러를 돌파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와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네트워크 활동 감소와 총예치자산(TVL) 하락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텔레그래프와 비트스탬프(Bitstamp)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ETH는 1,810~1,960달러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2,000달러 저항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네트워크 활성도가 줄어들고 TVL이 감소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미국 기반 스폿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연이어 자금이 빠져나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SoSoValue에 따르면 지난 7일간 ETH ETF에서 총 2억6,540만 달러(약 3,870억 원)가 유출됐으며,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 상품 전체에서도 1억7,600만 달러(약 2,57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코인셰어스(CoinShares) 연구 책임자인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최장 기간 연속 유출 기록이다.
온체인 데이터 역시 ETH 가격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탈중앙화 거래소(DEX) 거래량은 지난 7일간 약 30% 감소하며 168억 달러(약 24.5조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TVL 역시 3월 11일 기준 463억7,000만 달러(약 67조 7,000억 원)로, 1월 최고치인 770억 달러(약 112조 4,000억 원) 대비 47% 감소했다. 이 중 리도(Lido)는 예치 자산이 지난 30일간 30% 감소했으며, 아이겐레이어(EigenLayer), 이더파이(Ether.fi) 등도 각각 30%, 29%씩 축소됐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하락 깃발 패턴(베어 플래그)이 형성되면서 ETH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TH는 1,880달러 지지선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수준이 무너지면 1,53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현재 가격 대비 약 20% 하락을 의미한다. 상대강도지수(RSI) 역시 48 수준을 기록하며 매도 압력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ETH 가격 회복을 위해서는 온체인 활동 회복과 TVL 증가, 그리고 ETF 자금 유입 반전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TH가 1,930달러를 돌파하면 단기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1,970달러 이상으로 올라서지 못하면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