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일정 기준 이상의 자산가에 한해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하는 실험적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시장 투명성 확대와 제재 회피 수단 확보를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거래를 일정 조건 하에 허용하는 3년간의 실험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이를 정부에 공식 제출하였다. 이번 실험은 '자격 투자자(qualified investors)'를 대상으로 하며, 자격 기준은 ▲1억 루블(약 1150만 달러) 이상의 주식 및 예금 보유, ▲연간 5000만 루블(약 580만 달러) 이상의 소득 중 하나를 충족한 개인 투자자와 법인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제 요건도 마련할 예정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실험은 암호화폐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서비스 표준을 마련하며, 고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된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앙은행은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으며, 실험 참여자 외에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2022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암호화폐 결제를 전면 금지한 이후 나온 첫 완화 조치로, 암호화폐 수용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대안으로 암호화폐 기반 국제 결제 수단을 적극 모색해 왔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지난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국제 무역에서 암호화폐 활용을 위한 금융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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