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파운드, 모르포 기술 채택해 폴리곤 대출 볼트 출시…거버넌스 충돌 논란

디파이 초기 주자인 컴파운드가 경쟁사 모르포의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볼트를 출시하며 수익 확보에 나섰지만, 내부 기술을 포기한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컴파운드(Compound)가 폴리곤(Polygon)에서 새로운 대출 볼트를 출시하며, 모르포 블루(Morpho Blue) 기술 인프라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결정은 디파이 리스크 자문사 곤틀렛(Gauntlet)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경쟁 심화와 시장 점유율 감소 속에서 컴파운드가 수익성 회복을 위한 전환점으로 선택한 전략이다. 하지만 해당 제안은 곤틀렛이 양측 거버넌스에 모두 관여하고 있는 데다, 컴파운드의 고유 기술을 사실상 포기하는 구조여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컴파운드는 자산 수익화를 위해 USDC, WETH, USDT, 래핑된 폴리곤 토큰(WPOL) 기반 볼트를 모르포 인프라 위에 새롭게 론칭할 예정이며, 모든 수익은 컴파운드 DAO에 귀속된다. 컴파운드와 폴리곤은 이를 위해 총 150만 달러 상당의 토큰을 유치 인센티브로 지원한다. 곤틀렛은 볼트의 리스크 파라미터를 설정 및 최적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당 제안은 DAO 투표에서 약 93%의 찬성률로 가결되었으며, 2~3년 내 최대 300만 달러의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다만 내부에서는 비판이 거세다. 일부 COMP 보유자는 "자체 기술조차 사용하지 않겠다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신뢰하겠는가"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또 다른 참여자는 "사실상 모르포 생태계에 투자하는 셈"이라며 컴파운드의 정체성 희석을 우려했다. 특히 곤틀렛이 제안자인 동시에 가장 많은 투표권을 행사한 점, 컴파운드 창립자 로버트 레슈너(Robert Leshner)가 보유한 COMP 물량을 곤틀렛에 위임한 점, 레슈너와 곤틀렛 CEO 타룬 치트라(Tarun Chitra)가 공동 설립한 로봇벤처스(Robot Ventures)가 모르포에 투자한 전례 등은 간접적 이해충돌 요소로 지목된다.

컴파운드는 2018년 디파이 시장의 태동기에 출범해, 2020년에는 거버넌스 토큰 COMP를 발행하며 탈중앙화의 상징적 사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21년 이후 TVL과 토큰 가격은 지속 하락세다. 현재 COMP는 약 40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체 예치 자산은 최고점 120억 달러에서 23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반면 모르포는 2022년 출범 이후 빠르게 성장해 약 32억 달러 규모의 TVL을 기록 중이다.

이번 협업은 에이브(Aave)가 최근 폴리곤 포스(PoS) 체인 지원을 중단한 이후 발생한 시장 공백을 노린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모르포 CEO 폴 프람보(Paul Frambot)는 "모르포는 원래 컴파운드 위에 구축된 옵티마이저였으며, 이제는 컴파운드가 모르포 인프라로 전환하는 모습"이라며, 오픈소스 금융 인프라의 장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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