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의 수입 관세 조치에 대응해 보복 관세를 발표하면서 비트코인(BTC)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7만 5,0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U 집행위원회는 3월 12일(현지시간) 미국이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260억 유로(약 2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새 관세는 4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같은 결정은 미·EU 간 무역 긴장을 고조시켜 금융 시장 전반, 특히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레드스톤(RedStone)의 공동 창립자 마르친 카즈미에르작은 "보복 관세는 또 다른 대응 조치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7만 5,000달러 수준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이 있으나,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RWA)이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어 반등의 기회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비트겟 리서치(Bitget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는 "비트코인 가격은 단순히 무역 정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관 투자 확대, 규제 동향, 시장 내 유동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단기 조정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기관 수요와 실물자산 편입이 증가하는 것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율을 25%로 인상하고,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예고한 것에 대응해 보복 조치를 결정했다. EU의 새 관세 조치는 4월 1일 현행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가 종료된 후 4월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금융 시장이 무역 관세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센(Nansen)의 수석 연구원 오렐리 바테르는 "4월 2일까지 서로 간의 보복 조치와 협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무역 전쟁 우려와 맞물려 단기적인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금융 환경과 비트코인의 기관 채택 확대가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