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 증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단기적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일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7조 달러(약 3,942조 원)로 지난 7일 동안 14.7% 하락했다. 비트코인(BTC)은 24시간 동안 4% 이상 하락하며 주요 저항선을 시험 중이며, 이더리움(ETH)도 3.2% 하락해 2,000달러(약 292만 원) 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솔라나(SOL)와 XRP 또한 각각 7.2%, 4.5%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약세 분위기를 반영했다.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방향성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발언하며, 기업 세금 감면과 무역 관세 조정 등의 정책이 시장에 혼란을 줄 가능성을 인정했다. 특히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인상이 예상되면서 글로벌 무역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투자 상품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코인쉐어스(CoinShares)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주 동안 47억 5,000만 달러(약 6조 9,500억 원)의 자금이 유출되면서 연초 이후 순유입액이 26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로 감소했다. 특히 비트코인 펀드에서만 7억 5,600만 달러(약 1조 1,040억 원)가 빠져나갔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강제 청산이 이어지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총 6억 5,080만 달러(약 9,510억 원) 상당의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중 5억 9,575만 달러(약 8,700억 원)가 롱포지션이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며 각각 2억 6,422만 달러(약 3,860억 원), 1억 1,476만 달러(약 1,670억 원)의 청산이 발생했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 가능성이 지적된다. 시장 전체 시가총액을 나타내는 TOTAL 지표가 하락 삼각형 패턴의 기술적 목표치인 2.6조 달러(약 3,796조 원)에 도달했으며, 추가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2조 달러(약 2,920조 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 속에서도 단기적인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다. 미래 경제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여부와 글로벌 유동성 환경 변화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