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을 추진하며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친암호화폐 기조로 전환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이 같은 변화에 벤처캐피털 업계는 향후 규제 명확화가 동반될 경우 미국이 암호화폐 혁신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9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취임 이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는 범죄 혹은 민사 몰수로 확보한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편입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과정에서 세금 부담 없이 예산 중립적인 방식의 추가 확보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매입 계획은 아직 없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분명히 드러난다는 평가다.
대다수 벤처캐피털은 이를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델파이벤처스(Delphi Ventures) 창립 파트너 아니엘 룰라(Anil Lulla)는 '1년 전만 해도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이 현실이 될 거라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프레임워크벤처스(Framework Ventures) 공동창립자 마이클 앤더슨(Michael Anderson)은 미국 정부가 보유한 약 20만 개의 비트코인이 상징적 차원을 넘어 다른 국가들의 암호화폐 정책에도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미국 정부가 직접 비트코인을 매입하지 않은 데다, 여전히 금리, 인플레이션, 무역 등 거시경제 요인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드래곤플라이(Dragonfly) 제너럴 파트너 롭 해딕(Rob Hadick)은 '비트코인은 여전히 거시경제와 연동된 위험 자산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정책 변화보다 경제 불확실성이 단기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진 백악관 암호화폐 정상회담도 상징성이 강했다. 생중계된 세션은 실질적 논의보다는 형식에 그쳤고, 일부 실질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룰라는 이 행사에 대해 '대체로 보여주기용'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블록타워캐피털(BlockTower Capital) 토머스 클로카나스(Thomas Klocanas) 대표는 일부 세션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강화 수단으로 삼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일정 수준의 진전을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의회 여름 휴회 전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향후 관건은 규제 명확성이다. 벤처캐피털 업계는 스테이블코인 및 시장 구조 관련 법안이 통과된다면 암호화폐 산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앤더슨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암호화폐 산업에 있어 진짜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엄청난 혁신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룰라도 '미국 내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소송 걱정보다 제품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일부 벤처캐피털은 미국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앤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는 영국 지사를 철수하고 본국에 집중하기로 했다. 클로카나스는 ETF 승인 확대, 기업공개 재개, 기관 투자 확대 등의 흐름이 미국 중심의 장기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딕은 '이제는 미국 내 창업자와 프로젝트에 보다 확실히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특히 그간 규제 불확실성에 시달렸던 디파이(DeFi)와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투자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이 점차 구체화되는 가운데, 규제 명확화가 현실화되는 시점이 암호화폐 산업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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