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Bybit)가 해킹으로 인해 발생한 거래 수수료를 반환할 것을 요청하면서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인 파라스왑(ParaSwap)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바이비트는 파라스왑의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포럼에 제안서를 올려, 해킹에 사용된 자금에서 발생한 수수료 44.67 wETH(약 10만 달러)를 동결하고 반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일부 DAO 구성원들은 신중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바이비트는 5일 자사 공식 X 계정을 통해 해당 요청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DAO 내부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디파이 연구자이자 파라스왑 DAO 대표 격인 이그나스(Ignas)는 DAO가 해킹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은 "부정적인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환불이 오히려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정당하게 발생한 수수료를 반환할 경우,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어디까지 돌려줘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 DAO 회원은 2013년 비슷한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에도 수수료 반환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또 다른 회원들은 바이비트의 요청을 전면 거절하거나, 수수료의 10%를 현상금으로 보유한 후 나머지를 반환하는 절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파라스왑 커뮤니티는 최종 결정을 놓고 격렬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디파이 생태계에서 탈중앙화 거버넌스와 윤리적 문제를 둘러싼 중요한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