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파이넥스 롱 포지션 51억 달러 돌파… 강세장 신호인가?

비트파이넥스(Bitfinex)에서 레버리지 롱 포지션이 급증하며 총 51억 달러(약 7조 3,440억 원)에 달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고래들이 비트코인(BTC) 상승장을 준비하고 있는지, 아니면 헤징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월 19일 기준 비트파이넥스의 비트코인 마진 롱 포지션은 5만 4,595 BTC로, 최근 3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연 0.44%에 불과한 낮은 대출 금리가 지목된다. 이러한 저렴한 차입 비용은 트레이더들에게 시장 중립적 차익거래(Arbitrage) 전략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의 연 환산 펀딩 비율이 10%에 달하는 반면, 마진 시장에서의 대출 금리는 훨씬 낮아 '캐시 앤 캐리(Cash-and-Carry)' 전략을 구사할 여지를 만든다. 즉, 트레이더들은 현물 비트코인을 매수한 뒤 동시에 선물을 공매도해 스프레드 차익을 노릴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롱 포지션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2월 5일 이후 9만 6,00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1월 20일 10만 9,354달러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조정을 거치며 상승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롱 포지션 증가가 단순한 매수세라기보다 선물이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헤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이 흐름이 실제 강세장의 신호일까? 이를 판단하기 위해 월별 비트코인 선물의 연 환산 프리미엄을 살펴보면, 2월 3일 이후 10% 선을 밑돌며 중립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에서는 이 프리미엄이 20% 이상까지 치솟지만, 반대로 약세장에서는 급감한다. 즉, 선물 시장에서도 롱 포지션 수요가 줄어든 만큼, 이번 마진 롱 증가가 강한 상승장의 전조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전반적으로 비트파이넥스의 롱 포지션 증가는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보다 차익거래 성격이 짙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여전히 낮은 차입 비용을 활용한 레버리지 거래 기회가 존재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향후 가격 흐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편, 2월 19일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록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이 강조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같은 날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금 가격도 온스당 2,93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러한 흐름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자리 잡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부다비 투자청을 비롯한 국부펀드들이 비트코인을 글로벌 헤지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향후 거시 경제 변수와 기관투자가들의 포지션 변화가 비트코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