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송금 서비스 제공업체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단속에 나섰다.
호주 금융범죄감시기구(AUSTRAC)는 최근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는 50여 개 업체에 경고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13개 업체에 대해 직접 조치를 취했으며, 이 중 6곳은 운영진이 심각한 범죄 혐의를 받거나 기소된 점을 이유로 등록 갱신이 거부됐다.
AUSTRAC의 브렌던 토마스(Brendan Thomas) CEO는 "디지털 통화 거래소와 송금업체들에 대한 감독 과정에서 보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두 개 업체는 추가 조건을 부과받았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이미 등록이 거부된 3개 업체는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번 조치는 최근 호주 암호화폐 업계에서 발생한 대형 거래소 파산 사례와도 연관이 있다. 파산한 FTX의 호주 법인인 FTX 익스프레스와 집멕스 호주(Zipmex Australia)는 호주 디지털 통화 거래소 등록 명단에서 제거됐다.
호주는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암호화폐 ATM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융 당국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AUSTRAC은 암호화폐 산업의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 방지(AML/CTF)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도 지난해 연말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간주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은 향후 별도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점점 강경해지는 호주의 암호화폐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암호화폐 범죄 증가와 함께 규제 당국의 압박이 강해지면서 호주 내 암호화폐 기업들의 운영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