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비트코인(BTC)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10만 달러 돌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1.8% 하락하며 9일 만에 최저치인 9만 4,200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 증시 역시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S&P 500 지수 선물은 8거래일간의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 간 연관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실제로 단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S&P 500 지수와 65%의 상관관계를 보이면서 리스크 회피를 위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여기에 일본 대형 금융그룹 소프트뱅크의 실적 부진도 시장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4분기에 24억 달러(약 3조 4,8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중국 이커머스 및 전기차 투자 손실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됐고, 달러 강세와 함께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의 수익성 둔화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시레이트 가격지수(Hashrate Price Index)에 따르면 블록 공간 수요 감소로 인해 거래 수수료가 낮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높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채굴업체들이 운영을 지속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시레이트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네트워크 보안이 약화되면서 부정적인 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블랙록(BlackRock)을 비롯한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위험회피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과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희소성과 탈중앙성을 갖춘 비트코인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CPI 발표 이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반감기와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