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암호화폐 브로커가 스페인에서 납치당한 후 극적인 탈출을 시도하다가 두 발목을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에 따르면, 이 브로커는 스페인 에스테포나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납치돼 고문과 살해 협박을 받았다. 납치범들은 그의 고객 계좌에서 3만 유로(약 4,350만 원)를 인출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커는 고객에게 접속 코드를 요청하는 척하며 런던에 있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를 들은 그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색이 시작됐다.
현지 경찰은 즉각 납치범이 있는 아파트를 추적해 출동했다. 범인들이 경찰 대응에 정신이 팔린 사이, 브로커는 발코니에서 약 9미터 높이 아래로 뛰어내리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두 발목이 부러졌으며, 구조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스페인 경찰이 사건 현장을 수색한 결과, 총기 두 정, 1만 유로(약 1,450만 원)의 현금, 마약, 흉기 등이 발견됐다. 용의자 세 명은 모두 체포됐으며, 납치·상해·조직범죄 가담·불법 무기 소지·마약 밀매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최근 증가하는 암호화폐 관련 강력 범죄 사례 중 하나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들은 물리적 공격으로 인한 암호화폐 강탈이 서구권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개인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노린 조직적 범행이 늘어나는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보안 강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