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 진전에 따라 상대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뉴욕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한 반면,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감소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 중·미 양측 협상 대표들이 양국의 핵심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양측은 합의가 진전됨에 따라 양국의 상품에 부과해 온 고율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변인은 “만약 양국이 1단계 합의에 이른다면 반드시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동시에 같은 비율로 고율 관세를 취소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합의 달성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지만, 합의는 공식 문서 서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의 이같은 발표로 양국의 무역 전쟁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각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S&P 500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지수도 고점(8,434.68)에 근접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82.24(0.66%) 뛴 27,674.80으로 장을 마쳤고, S&P 500 지수는 8.40포인트(0.27%) 상승한 3,085.18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89(0.28%) 오른 8,434.52를 각각 기록했다.
8일 오전 국내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상승해 장중 2,150선을 회복했고,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670선에 근접했다.
한편,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경제 흐름과 연동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불안요소가 커지면 가격이 상승하고, 해소되면 다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 심화와 글로벌 경제 악화 등 요인이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미·중 고율 관세 철폐 소식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은 전날의 약세를 이어갔다. 8일 오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전날보다 0.95% 하락한 9,263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암호화폐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더리움(ETH)은 1.38%, 리플(XRP)은 5.28%, 비트코인캐시(BCH)는 3.09%, 라이트코인(LTC)은 2.72%씩 전날보다 각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