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암호화폐 시장에 거센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XRP와 도지코인(Dogecoin)은 각각 가격이 한때 20% 뛰어오르며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트레이더들에게 희망을 준 후, 다시 급락하며 시장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BTC)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유예한다는 소식에 $10만에 도달했지만,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면서 $9만 8,000대로 주저앉았다.
XRP와 도지코인의 급등은 지난 월요일 일어난 22억 달러(약 3조 1,900억 원) 규모의 청산 이후 ‘저가 매수 전략’을 선택한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됐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성 관세 발표와 함께 이들의 상승세는 이내 꺾이며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주요 암호화폐인 솔라나(SOL)와 카르다노(ADA)는 약 3%의 상승폭을 유지했으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은 각각 4%의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인 변동성은 여전히 높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무역전쟁이 투자 심리를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해시키 글로벌(HashKey Global)의 매니징 디렉터 벤 엘-바즈는 “미중 간 무역 충돌은 암호화폐 강세장의 속도 조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다만, 미국이 보다 친암호화폐 정책을 도입하면 이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프레스트로 리서치(Prestro Research)의 민 정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조차 여전히 위험 자산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급락세가 과민 반응일 가능성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길 권고했다. 그녀는 또 “이 사태가 단순한 협상 전략의 일환인지, 아니면 점점 격화되는 경제전쟁의 서막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XRP는 주말 청산 이벤트로 주요 지지선이 무너지며 한때 $1.77까지 내려갔으나, 현재 $2.49에서 $2.67 사이 저항선을 시험하고 있다. 만약 이 구간을 돌파한다면 큰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실패한다면 $1.53까지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 도지코인의 경우 200일 이동평균선(SMA)에서 반등 신호를 보이며,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단기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긴장이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크지만, 이번 사태는 또한 탈중앙화 금융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XRP의 빠른 거래 속도와 도지코인의 강력한 커뮤니티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두 코인이 일정 수준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다만, 투자자들은 향후 무역전쟁 관련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신중하게 시장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