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발표로 20억 달러 규모 청산 발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관세 정책 발표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며, 20억 달러 이상의 청산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아시아 시장에서 9만2000달러까지 하락하며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급락은 지난 1년간 발생한 청산 이벤트 중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로 평가된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월 31일 10만5000달러에서 10만2000달러로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주말을 거치며 10만 달러 이하로 밀려났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급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ETH)은 약 20% 하락하며 2500달러 선에서 지지를 받았고, 솔라나(SOL)는 10% 하락해 195달러까지 떨어졌다. 리플(XRP)은 17% 하락해 2.3달러를 기록했으며, 도지코인(DOGE)과 카르다노(ADA)를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들도 20% 가까이 하락했다.

이번 하락세로 인해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2024년 12월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했던 가격을 모두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통 금융(TradFi) 기관이 파산 위기에 처할 때까지 시장의 고통은 지속될 것"이라며, "연준(Fed)이 결국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기반 트레이딩 기업 QCP는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캐나다,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새롭게 부과한 관세가 이번 매도세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금 가격이 하락했으며, 원유 가격이 급등하는 등 전체 금융 시장이 흔들렸다"며, "이번 리스크 회피(Risk-off) 움직임은 단순한 암호화폐 시장 내 이벤트가 아니라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재조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관세 정책이 불법 이민 및 마약 밀수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은 즉각 보복 관세를 검토하며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의 급락으로 인해 74만2000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청산을 경험했으며, 총 청산 규모는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롱 포지션(매수)에 베팅한 트레이더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이들이 입은 손실만 18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숏 포지션(매도) 트레이더들도 약 3억7900만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 트레이더들의 청산 규모가 6억1100만 달러로 가장 컸으며, 이 중 4억4700만 달러가 롱 포지션 청산이었다. 비트코인은 4억1100만 달러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이 중 3억4000만 달러가 롱 포지션이었다.

기타 알트코인 트레이더들도 약 4억39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가장 큰 단일 청산 거래는 바이낸스(Binance)에서 발생했으며, 한 트레이더가 2500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 포지션을 완전히 청산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암호화폐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장에도 충격을 주면서, 향후 규제 대응과 거시 경제적 변화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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