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관세 전쟁으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22억 4,000만 달러(약 3조 2,480억 원) 규모가 청산되며, 이더리움(ETH)이 이번 하락장을 주도했다.
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73만 건 이상의 청산이 발생했고, 이 중 이더리움은 롱 및 숏 포지션을 합산해 약 6억 990만 달러(약 8,833억 원)에 달하는 청산 규모를 기록하며 시장 급락을 견인했다. 가장 큰 단일 청산 거래는 바이낸스에서 ETH/BTC 페어로 진행됐으며 금액은 2,560만 달러(약 371억 원)에 이르렀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번 청산의 36.8%는 바이낸스에서 발생했으며, 그 외 OKX, 바이비트, 게이트아이오, HTX 같은 주요 거래소가 뒤를 이었다. 특히 롱 포지션 트레이더들이 전체 청산 금액의 84%에 해당하는 약 18억 8,000만 달러(약 2조 7,260억 원)를 잃으며 하락장에 대한 강세 심리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줬다.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서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시장 불안을 키운 것이 암호화폐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인 카르다노(ADA) 등도 1시간 만에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 시장 전반에 충격이 가중됐다.
암호화폐 분석가 조 콘소티는 이번 사건의 규모가 "COVID-19 팬데믹과 FTX 붕괴 당시의 청산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시장 상황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강조했다. 또한, 투자 심리 지표인 공포·탐욕 지수는 현재 '공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하며 투자자들이 자산 건전성에 대해 점차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과도한 공포감은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이 상황을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하며 추가적인 반등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