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비트코인이 일시적으로 9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2개월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에 시장이 하방 압력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한 달 전 10만8000달러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지난주까지 10만 달러 이상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계속해서 거시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지난 13일 밤 11시 35분경 8만9800달러까지 하락, 11월 중순 이후 처음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직후 회복세를 시작해 현재는 9만4000달러대로 올라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전 8시 4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07% 내린 9만43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베이스 기관 투자리서치 책임자 데이비드 두옹(David Duong)은 디크립트에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암호화폐 규제 변화에 대한 시장의 추측이 계속되고 있지만, 현재는 거시적 요인이 비트코인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두옹은 최근 고용 데이터도 연준이 2025년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며 모든 자산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더 강한 경제로 인한 (금리인하 보류) 결정이라면 이 같은 영향이 계속되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1분기 비트코인 성과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연준은 올해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뜻을 전달했다. 지난주 공개된 의사록은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및 무역 정책 변화가 물가에 어떤 압력을 초래할지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지난주 나온 고용 데이터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은 25만6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추가했다. 예상치 16만개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수석 경제학자 아디티아 바베는 "고용 시장 회복력을 감안할 때, 연준의 금리인하 주기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연내 한 차례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 역시 30%로 높게 보고 있다. 지난주 16%, 한 달 전 9%에서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거시경제 우려 속에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위험자산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4.799%까지 상승했다.
시장은 앞으로 나올 거시경제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5일 소비자물가지수(CPI), 30일 연준 통화정책 회의, 31일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 '개인소비지출(PCE)'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