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노리며 초고위험 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규제의 제한을 받지 않는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이 서학 개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중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매수한 고위험 레버리지 ETF의 총 투자액은 약 2조8000억원에 이르며, 이는 고배율 상품이 국내 규제 없이 해외에서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에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상위 10종목 중 순매수 2위에 이름을 올린 상품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SOXL)’로, 5억5269만달러가량 매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미국 국채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 불 3X ETF(TMF)’와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ETF(TSLL)’, 엔비디아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그리나이트셰어즈 2.0X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 등이 상위 10위 안에 포함되었다. 이외에도 비트코인 선물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2X 비트코인 전략 ETF(BITX)’는 3억6112만달러 매수로 7위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초고위험 레버리지 상품들은 베팅한 대로 오를 경우 수익이 2~3배에 달하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도 그만큼 커져 높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김한수 연구위원은 “국내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가 개인 투자자들을 해외 시장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에서는 출시가 금지된 고배율 상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해외 상품에 대한 동일한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레버리지 ETF 상품의 배율이 2배로 제한되며, 단일 종목 ETF의 경우 10개 이상의 기초 자산을 혼합한 상품만 출시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는 국내 레버리지 ETF 투자 시 기본예탁금 1000만원과 금융투자협회의 사전 교육 이수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해외에 상장된 ETF에는 이러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해외 초고위험 레버리지 ETF 투자에 대해 주의사항을 배포하며 “해외 ETF는 가격 제한폭이 없어 큰 변동성을 띨 가능성이 있다”며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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