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경쟁적 가세로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특히 금융 분야에 초점을 맞춰 시장을 탐색해 왔던 지난해와 달리 위험 부담이 적고 효과는 높다는 해외 사례가 속속 나오는 물류 분야는 최우선 관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비금융, 특히 물류 분야에서 공개적으로 시장 진출을 먼저 선언한 곳은 SK주식회사 C&C이다.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 확산을 주도한다는 포부로 지난 3월말 발족한 '블록체인 오픈포럼’에서 오세현 SK C&C DT사업부 전무가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오세현 전무는 4월에 열린 블록체인 오픈포럼 컨퍼런스에서 더 블록체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른 어떤 분야보다 물류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내비친 바 있다. 실제 SK C&C는 지난 5월 국내외 선사들을 겨냥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 선보였다.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물류 데이터를 중앙 집중형 서버에 기록, 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선주, 육상 운송업자, 화주 등 물류 관계자 모두가 개인간(P2P) 네트워크로 물류 정보를 전달받아 공유 및 관리하는 방식이다. 물류 배송 과정에서 선사나 운송수단이 바뀌면서 물류 정보나 상태 등을 허위로 기재해도 적발이 어려웠던 애로를 해소한다는 설명이다.
SK C&C의 뒤를 이어 삼성SDS는 해운과 물류 분야에서 보다 ‘큰 틀’을 만들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급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SDS는 해운 및 물류 분야 가치망의 모든 참여자군이 함께하는 컨소시엄을 주도적으로 구축했다. 여기에는 관세청,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산항만공사, 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 장금상선, 남성해운, 케이엘넷, 케이엘넷, KTNET, 싸이버로지텍, 한국IBM 등이 포함됐다.
SK C&C가 주축이 된 ‘블록체인 오픈 포럼’이 방만하기만 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이번에 삼성SDS가 주도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선명성에서부터 차별화된다는 목소리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주요 산업별로 활발하게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뒤져 있다”며 “이번 물류 분야 컨소시엄을 시작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그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