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 부유층 자산 가치 '5경9000조원'...사상 최고치 경신

전 세계 상위 1% 부유층의 자산 가치가 5경900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8일(현지시간) CNB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 "연말 주식 반등으로 인해 상위 1% 부유층의 자산이 4분기 말 44조6000달러(5경917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총 1100만 달러(148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경우 '상위 1%'로 분류했다.

이들 자산은 작년 4분기 2조 달러 증가했는데 이 같은 자산 가치 증가는 보유한 '주식'에서 발생했다.

상위 1%가 보유한 기업 주식 및 뮤추얼 펀드 주식의 가치는 작년 3분기 17조6500억 달러에서 작년 4분기 19조7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부동산' 자산 가치도 소폭 증가했지만 '비상장 기업'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주식을 제외한 기타 수익분을 모두 상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시장이 급등한 이래 전례 없는 자산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이후 상위 1%는 자산 가치가 약 15조 달러, 49% 증가했다. 미국 중위 50~90%도 50%의 자산 가치 증가를 경험했다.

경제학자는 주식 상승이 자산효과(wealth effect)를 만들면서 소비 지출을 더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효과는 보유 자산 가치가 상승할 때 지출이 늘어나고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성을 가리킨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가 급등에 따른 자산효과는 소비자 신뢰, 지출, 더 넓은 경제 성장에 강력한 순풍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경제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주식이 과도하게 고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위 10%가 개인 보유 주식·뮤추얼 펀드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1%는 개인 보유 주식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막대한 혜택이 주로 '부유층'에게 돌아간다고 진단했다. 중산층과 저소득층 미국인의 자산 가치는 주식보다는 임금과 주택 가치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잔디 수석은 "소득 분포 상위 3분의 1 구간에 속하고 주식 보유량의 대부분을 소유한 가구가 소비자 지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수석 투자 전략가는 "상위 1%의 자산 중 주식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말 상위 1%의 전체 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37.8%로, 최근 저점 36.5%에서 상승했다.

다만 부유층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1%의 주식 자산 증가가 소비자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손더스 수석은 컨퍼런스 보드 데이터를 인용, 연 12만5000달러(1억6820만원) 이상 소득 구간의 소비자 신뢰 지수(consumer confidence)가 2017년부터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주가 상승이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드시 고소득층의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1년과 2022년 임금 상승 및 주택 가격 급등으로 불평등 수준이 소폭 개선됐었지만 부의 격차는 다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말 상위 1%가 미국 전체 부의 30%를, 상위 10%는 전체 자산 가치의 67%를 차지했다.

한편,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S&P 500 지수는 이미 10% 상승한 만큼 상위 자산가의 자산 가치는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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