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암호화폐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자산가는 2.3%로 100명 중 2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74.8%는 '투자 의향이 없다', 23%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전 세계 자산가들이 암호화폐에 쏟고 있는 관심에 비해 투자에는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전 세계 자산가의 29%,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자산가의 52%는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소는 상당수 한국 자산가들이 암호화폐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 부자 보고서는 2011년부터 매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자산운용 행태와 인식 등을 분석한 보고서다. 올해 보고서는 지난 4~5월 전국 금융자산 5억원 이상 보유자 600명을 조사하고, '한국 부자'에 해당하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설문 응답자 400명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한국 자산가의 경우 암호화폐에 현재 투자 중인 비중이 4.0%로 일반 투자자 대비 낮으나, 현재는 투자하지 않지만 과거 투자 경험이 있는 비중은 20.3%로 높아, 암호화폐 투자 경험률(24.3%)은 일반 투자자(13.9%)를 상회했다. 금융자산 5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의 암호화폐 투자 경험률(28.2%)이 금융자산 10~50억원 보유자의 투자 경험률(23.5%)을 상회하는 것도 이러한 경향에 부합한다.
현재 암호화폐에 투자 중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6.4%, 투자 경험은 있으나 현재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중이 7.5%이며, 투자 경험이 없다는 응답 비중이 86.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20대의 경우 현재 투자 중인 비율이 11.9%, 현재 투자하지 않고 있지만 투자 경험이 있는 비율은 10.8%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투자 경험률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토큰포스트가 독자 1,434명을 대상으로 자체 진행한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인식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9명이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높은 인식률을 보였다.
또한 ICO에 투자했다가 실제 사기를 당한 적 있는 사람은 전체의 약 20%로 사기 위험이 높다는 세간의 인식에 비해 피해자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호화폐 관련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는 사뭇 다른 결과이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 그만큼 피해 사례가 적은 요인도 있겠지만, 전체 대비 낮은 연령대에 속하는 대다수 암호화폐 투자자가 상당히 성숙한 투자 관련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사기성 ICO를 걸러내는 안목은 정보력에서 길러진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결론적으로 '아는' 사람이 '투자자'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당시 암호화폐 투자자 과반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드러나, 부자 보고서에서 대부분 자산가들이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 것과 대비되는 형국이다.
또한 해당 설문에서 국민의 절반이 '블록체인'이란 단어를 지난해 처음 들었다고 답변한 점을 감안, 암호화폐 가치가 불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불안하다"는 응답이 32.9%,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이 31.8%로 팽팽하게 맞섰다.
한편, "매우 불안하다"는 응답은 5.5%였던 반면, "전혀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은 17.3%에 달해 자산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비교적 암호화폐 가치에 대한 믿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