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은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ICO 투자를 했다가 실제 사기를 당한 적 있는 사람은 전체의 약 20%로 “사기가 판치는” 시장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비해 피해자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큰포스트가 독자 1,4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인식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이다.
먼저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1.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5.1%)”, “모르겠다(3.4%)” 순이었다.
많든 적든 자신의 자산을 투자해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를 예금, 현금, 유가증권, 보험과 같은 금융자산으로 보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정부 차원의 움직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월 한 심포지엄에서 “현재 정부는 암호화폐가 화폐도 아니고 금융자산이 아니라는 입장인데 금융자산이 아니라는 입장은 언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거래소(KRX)에 상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암호화폐를 금융투자상품으로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사실 암호화폐의 기존 거래소 상장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온라인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제프리 스프레처 거래소그룹 최고경영자는 “우리가 무시하려 해도 그럴 수 없는 트렌드라는 게 있다”며 “암호화폐 역시 그러한 추세에 있고 ICE는 비트코인 선물 등을 상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인 ICO 사기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ICO 투자를 했다가 사기를 당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78.5%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암호화폐 관련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는 사뭇 다른 결과이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 그만큼 피해 사례가 적은 요인도 있겠지만, 대다수 암호화폐 투자자가 상당히 성숙한 투자 관련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 설문 조사에서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63.5%가 “코인에 대한 기술정보(특화된 기술, 백서 등)”라 답하는 등 투자자들이 장기적 안목에서 나름대로 리서치를 하고 이에 바탕해 투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젊은 학생들 사이로 암호화폐를 공부하고 분석하는 동아리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본격적인 암호화폐 투자에 앞서 공부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 대학생 암호화폐 연합동아리 ‘크립토펙터’가 대표적이다. 회원들은 매주 새 팀을 구성해 팀별 발표를 진행하고 암호화폐 채굴, 코인 개발, 투자 기법이라는 3가지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사기성 ICO를 걸러내는 안목은 정보력에서 길러진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주식에 투자할 때 재무제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듯 ICO에 투자하기 전 기초 지식을 탄탄히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윤혁민 K&Y파트너스 공동대표는 "일반인이 좋은 ICO에 투자하기 위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백서"라며 “백서를 꼼꼼히 읽고 개발자 이력을 찾아보는 등 가짜 ICO를 구별하기 위한 투자자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