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분산 투자를 선호하고 멀리 보는 안목이 있는 등 투자 성숙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큰포스트가 독자 1,434명을 대상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 응답자의 대부분은 암호화폐 투자자
먼저 암호화폐에 투자 경험, 투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82%가 “투자한 경험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11.2%가 “투자 경험은 없지만 앞으로 투자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대다수가 실제 투자자이거나 투자 의향이 있는 잠재 투자자인 셈이다. 암호화폐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암호화폐 투자=투기’는 오해
암호화폐 투자 성향을 묻는 질문에는 56.5%가 “잘 알려진 코인과 그렇지 않은 코인에 분산 투자한다”고 답해 투자자 과반수가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효율적 투자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산 투자는 장기적 안목에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단기 대박을 꿈꾸는 투기와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이는 암호화폐 붐을 투기 광풍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작년의 인식을 뒤집는 결과다.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여론의 무게중심이 투기에서 투자로 옮겨가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잘 알려진 코인에만 투자한다”는 의견은 이보다 낮은 37.5%를 기록했다.
▲ 코인 기술정보, 백서 등으로 ‘열공’
암호화폐 투자 시 가장 중점을 두는 요소로는 기술력과 특화된 기능 등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묻는 질문에 63.5%가 “코인에 대한 기술정보(특화된 기술, 백서 등)”라고 응답했다. 이어 예상수익, 코인 거래량, 시가총액은 각각 10.4%, 7.6%, 6.5%에 그쳤다.
투자자들이 가격이나 수익성보다는 기술 요소 등 철저한 기본 분석에 따라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대다수 암호화폐 투자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투자자 스스로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존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와 비슷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수익·고위험 시장인 만큼 정보를 부지런히 수집해 투자의 밑바탕을 깔고 투자자 스스로의 목적과 원칙에 맞는 거래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 암호화폐 투자 선순환 가능성 높게 봐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일종의 장기투자 상품이라는 믿음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암호화폐 투자로 1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인다면 어디에 쓰고 싶냐는 질문에 “암호화폐에 재투자하겠다”가 38.7%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셈이다.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위원장은 “암호화폐 거래는 해당 코인이 담보한 기술가치의 교환 수단이 되어야 하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참여자”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