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블록체인 기술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언급하며 "민간 은행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 중 한 명인 아나톨리 악사코프 러시아 하원 금융위원장은 AIF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해 "은행의 역할이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민간 은행은 새로운 활용처를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디지털 루플의 인프라 개발 등에는 은행이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지만 은행이 전통적으로 수행해온 역할에 대해서는 대체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달 러시아가 CBDC 출시와 관련한 첫 실험을 시작하며 현지 은행들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를 은행이 견제하는 모양새다.
러시아 은행들은 디지털 루블의 하루 사용 한도를 약 20만 루블(약 2000 달러)로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러시아 은행연합회는 "디지털 루플 플랫폼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한 채권자들에 대해 보상 여부를 명확하게 해야하고, 시민들에게 디지털 루블 계좌 개설을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서한으로 전하기도 했다.
올가 스코로보가토바 러시아 은행 제1 부총재는 "소비자가 무조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CBDC에 대한 중앙정부의 긍정적인 검토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통은행들의 권한 축소가 언급되는 국가는 러시아 뿐만이 아니다.
콜롬비아 등의 국가들 역시 전통은행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CBDC 보유 및 소비에 대한 제안을 중앙은행에 제시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달부터 시작된 루블화 기반 CBDC 시범 사업에는 현지 상업 은행 13개도 참여한 상태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발표한 본격적인 루블화 발행 시기는 2025년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