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금융·조세당국 등이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탐지·수사하고 불법 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설치한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이 26일 공식 출범했다.
합수단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 국세청, 관세청,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등 7개 기관에 소속된 조사·수사 전문인력 30여명으로 구성된다.
◇ 가상자산의 급속한 성장과 이용자 보호 공백
지난 2009년 비트코인 등장 후 가상자산은 주식・부동산과 함께 중요 투자대상으로 부각됐다.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시가총액이 지난 2021년 11월 기준 최대 1조 2600억달러(환화 약 1606조 5000억원)를 넘어서는 등 세계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2021년 말 4300조원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 국내에 가상자산거래소가 등장한 후, 불과 10년 만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이용자 약 627만명에 이르는 등 ‘2030 세대’를 주축으로 ‘4050 세대’까지 모든 연령대 국민이 거래 중으로 시가총액 약 19조원 1일 평균 거래액 약 3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그동안 주식과 달리 가상자산은 발행・상장・유통 관련 불공정거래행위 금지규정이 법제화되지 않아 시장참여자들이 충분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후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등에 관한법률’ 제정으로 제도적 기틀이 마련됐으나, 후속법령 제정과 2단계 입법 추진 등 가상자산 건전화, 이용자 보호 법제 정착에 상당한 기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식・부동산과 더불어 서민들의 투자대상으로 부각된 가상자산의 규제・처벌 공백이 지속될 경우 국민 재산권에 중대한 피해 발생이 우려됐다.
◇ 부실・불량 가상자산 난립에 상장폐지까지
최근 1050개가 넘는 가상자산이 상장 폐지되고 1010개가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투자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2022년 국내 유통 625개 가상자산 중 단독상장은 389개로 62.3%를 차지하고, 그 중 시가총액 1억원 이하 가상자산이 132개에 이르는 등 실체 불명의 부실·불량 가상자산이 난립하는 실정이다.
자금력과 유동성이 부족한 부실・불량 가상자산의 난립은 급격한 가격변동을 초래하고, 이는 투자자들의 손실로 직결됐다.
최근 2년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은 21년 하반기 65% 에서 22년 하반기 67%로 상승하는 등 투자 위험은 매년 증가 추세다.
◇ 가상자산 관련 신종범죄 출현 및 피해 증가
특히 부실・불량 가상자산 난립 속에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우회상장, 시세조종, 불법 환치기, 코인 다단계 등 각종 신종범죄가 출현했다.
탈세·뇌물·외국환거래법위반·자금세탁 등을 비롯해 가상자산 발행·상장·유통 등 과정 전반에서 범죄 의심거래도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가상자산 관련 범죄 피해규모는 최근 5년간 5조 3000억원을 상회 했다.
월평균 FIU 보고된 가상자산 의심거래는 21년 66건에서 22년 900건, 지난해 943건으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약 1322% 급증 했다.
최근 '2030' 세대는 물론 '4060' 세대까지 검증되지 않은 가상자산에 투자한 후 막대한 손실을 입는 가상자산 피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강남 납치살인 사건’ 등 사회적 충격을 준 사건도 발생 했다.
합수단은 각 기관의 전문인력과 협업해 ‘부실・불량 코인 발행・유통’과정을 분석하고, 드러난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를 통해 엄벌해 가상자산 시장의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 한다는 방침이다.
합수단은 각 기관의 전문인력과 협업해 부실한 코인을 발행·유통하는 업체와 시장 관계자 등을 중점 수사한다.
이미 투자자 피해가 현실화한 상장폐지 코인,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코인, 가격 변동성이 큰 코인 등이 수사대상이다.
합수단 내 조사·분석팀은 코인 발행·유통업체의 건전성 분석과 이상거래 추적을 통해 범죄 관련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사팀은 이 검토 결과를 토대로 수사 대상을 선정해 수사와 범죄수익 환수를 담당하기로 했다. 수사 초기부터 범죄수익을 신속하게 몰수하고 추징보전 하기 위해 남부지검 범죄수익환수 전담팀과도 적극 협업한다.
합수단은 검찰의 수사 역량에 코인에 대한 금융·조세당국 등 범정부 기관의 노하우가 결합해 앞으로 코인 관련 범죄에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