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가 14개월 째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한국의 수출 환경이 가파르게 나빠지고 있다. 이전과 달리 최근 10년간 수출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중국 갈등 등으로 교역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성장률 유지를 위한 민간 소비 활성화를 주문했다.
산업연은 지난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세계화의 종언과 한국경제'(강두용 선임연구위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반세기 이상 지속한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교역 비율의 상승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멸했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점은 한국의 수출주도형 성장도 끝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최근 10년간(2013~2022년) 세계 교역의 연평균 증가율은 3.1%로 금융위기 이전인 1990~2007년(7%)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둔화했다.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같은 기간 12.9%에서 2.8%로 떨어지면서 그보다 훨씬 큰 낙폭을 기록했다.
산업연이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2013년 1분기~2023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2.45%로 수출증가율(2.43%)을 소폭 앞질렀다. 경제성장률 6.32%, 수출증가율 13.18%였던 1990~2007년과는 완전히 달라진 수치다.
나아가 산업연은 향후 세계 교역 환경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조되는 미·중 갈등이 세계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경제·교역 침체가 가속할 거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내부적인 변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대안으로는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국가들과 더불어 개방적, 비차별적 교역 환경을 추구하고 수출의 성강기여 하락을 민간소비 활성화로 보전하는 방법도 강구돼야 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