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전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2만7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결 상태인 부채 한도 협상과 불투명한 규제 전망에 투심이 위축된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전날 2만7500 달러까지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2만6480 달러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오전 7시 50분 기준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59% 하락한 2만6895 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시간 동안 2000만 달러(한화 약 266억원) 이상의 비트코인 선물이 청산됐다. 이중 상승에 베팅하는 롱 포지션 비중이 87%에 달했다.
시장 조성업체 오안다(Oanda)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는 투자자들이 규제 명확성과 월가 반응을 기다리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최근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 범위가 지금처럼 답답할 때 투자를 꺼리게 된다"면서 "암호화폐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으면 하락 압력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인포인트 파트너스(Ninepoint Partners)의 알렉스 탭스콧(Alex Tapscott)은 코인데스크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최근 순수한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라 기술주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탭스콧은 "지난해 거의 모든 자산이 미국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면서 "금리가 너무 올라 사람들이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 축소)을 하게 되는 진정한 유동성 위기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가장 유동적이고 가장 안전한 자산은 미국 국채와 달러라고 생각했다"면서 "올해 들어 나스닥과 기술주들이 이를 약간 따라잡았고, 비트코인 역시 2만7000달러에서 3만 달러 사이에서 거의 통합됐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문제가 비트코인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불확실하다.
일각에선 미국 디폴트 상태에서 금이나 비트코인 강세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탭스콧은 "미국 정부가 디폴트에 빠졌을 때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 애널리스트 노엘 애치슨은 18일자 뉴스레터에서 "부채 한도가 증액된다면 재무부가 국고를 보충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빠르게 통화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금과 위험 자산에서 미국 국채로의 자금 이동을 촉발하고, 국채 금리를 높여 비트코인과 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나인포인트 파트너스의 탭스콧은 투자 시장이 곧 강세장을 동반하는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사리 리서치 애널리스트 사미 카삽(Sami Kassab)은 코인데스크에 "2012년, 2016년, 2020년 세 번의 반감기 가격 차트를 보면 각 반감기 전 12~18개월 이내에 지속적인 강세장 진입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카삽은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이 이러한 이전 반감기 주기와 일치하고 있다"면서 "패턴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가 미래 실적을 보장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바이트트리(Bytree)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인 찰리 모리스(Charlie Morris)는 현재 시세에는 반감기가 완전히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4월 채굴자 매도 압력이 절반이 되기 때문에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찰리 모리스는 비트코인이 4년 가격 주기를 가진다면서 "비트코인은 해당 주기의 평균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기를 끝내곤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