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터 피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이 유럽연합(EU)의 미카(MiCA)를 두고 "미국 가상자산 규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피어스 위원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즈 크립토 앤 디지털 에셋 서밋 패널로 참여해 "미국은 좋은 규제 체제를 갖추지 못해 자책하고 있다"며 "혁신을 허용할 수 있는 규제 모델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현지에서 '크립토맘'으로 불리기도 할 정도로 그동안 SEC의 대외적 행보와는 반대되는 목소리나 비판적인 의견을 내왔다.
지난달 27일에는 "SEC가 규제 기관으로서이 임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관활권 확대 욕심으로 처벌적 집행 조치만을 취하고 있지 않느냐"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시 '규제의 불명확성'을 크게 비판했다.
이런 그의 행보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초당적 차원에서 규제 마련을 외치는 시기인 만큼 미카를 참고해 미국의 규제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미카 역시 3년 전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난해 발생했던 FTX 거래소 파산 사건이나 테라-루나 사태 등은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의 증권성 관련 부분 등도 미국과 유럽의 저울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따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카는 미국이 원하는 중앙집권적 통제와는 다소 차이점이 있다"며 "미카가 탈중앙적 성향을 띄는 규제인만큼 미국 본토 정책에 반영될 때는 상당 부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친리플 대표 변호사로 유명한 존 디튼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또 한번 "디지털 자산은 증권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게시하며 SEC의 기존 주장에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