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1038억 들여 美 증권사 '시버트' 인수한다

카카오페이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종합증권사 시버트 파이낸셜(Siebert Financial, 이하 시버트)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자금은 총 1038억원으로 내년까지 지분 51%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인수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있다. 카카오페이의 강점인 기술력과 사용자 중심의 UI·UX를 시버트 주식 주문 시스템에 결합시켜,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시버트 주식 3383만2077주(지분 51%)를 총 1038억500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총 2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다음달 4일 1차 거래에서 시버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할 신주 807만5607주(지분 19.9%)를 인수한다. 이후 주주총회 승인 및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쳐 나머지 31.1% 지분도 획득한다.

시버트는 1967년 종합증권업에 진출, 55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한 미국 소재의 금융사로 나스닥에 상장해 있다. 6개 자회사와 함께 증권 트레이딩·투자 자문·기업 주식 계획 관리 솔루션 등을 포함한 다양한 중개 및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는 시버트 인수를 시작으로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증권사 인수를 바탕으로 '카카오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자사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글로벌 사업을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선 사용자 중심 UI·UX를 갖춘 카카오페이증권 MTS와 시버트의 미국 주식 주문 시스템을 결합해 새로운 해외 주식 거래 솔루션을 만들어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핀테크 기업에게 제공하고 이후 추가 인수 합병도 진행하는 등 수익화 모델을 다양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자산관리, 증권거래, 대출 비교 등 연관성 높은 금융 서비스를 연결해 제공하는 것이 주특기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서비스들이 각각 별도로 존재할 뿐 한 앱에서 유기적으로 제공되는 경우는 드물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기존 틀을 깨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미국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버트 이사인 글로리아 제비아는 현지 매체를 통해 "카카오페이와의 이번 거래를 통해 시버트의 역량을 강화하고 성장 계획을 가속화할 계획이다"라면서 "한국 시장에서 선도적인 금융 서비스 혁신 기업 중 하나인 카카오페이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활용해 주요 비즈니스 라인에 투자할 수 있는 상당한 재정적 자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월 진행한 작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페이는 올해 외부 투자나 인수합병(M&A)을 통한 '인오가닉 성장' 기회를 적극 탐색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자기자본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시버트를 인수하면서 1000억원 이상을 썼지만, 이는 자기자본대비 5.44% 수준이다. 이에 카카오페이가 시버트 인수 이후 사업을 펼치며 현지 핀테크 업계를 중심으로 추가 인수합병을 진행할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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