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말부터 '토큰증권'(STO·Security Token) 시장이 활성화 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정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 토큰증권 발행 허용 방침을 밝히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그간 문제가 됐던 불명확성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 덩달아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 조각투자, 토큰증권(STO)이 뭐길래?
그중 조각투자 시장은 미래 먹거리 창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관련 업계에선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조각투자는 개인이 혼자서 투자하기 어려운 고가의 자산들을 지분 형태로 쪼갠 뒤 여러 투자자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토큰증권(STO)은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Token, 특정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증권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가상자산(암호화폐)과 차이가 있다. 증권은 소유권에 대한 권리나 채무에 대한 권리 등을 담고 있다. 보통의 가상자산은 이런 권리가 없다. 토큰증권은 거의 모든 자산을 증권화할 수 있다.
토큰증권의 장점은 쪼개 팔기다. 부동산, 미술품 등 현물자산뿐만 아니라 저작권, 지식재산권 같은 무형자산까지 토큰증권을 통해 유동화가 가능하다. 24시간 거래되는 유통시장에서 거래할 수도 있다. 제도적으로 투자계약증권으로 분류되면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받게 된다. 이는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단 얘기가 된다.
◇ MZ세대 선호 이유...소액으로 부동산·미술품·명품·선박 등 현물자산 투자 가능
토큰증권의 특성상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바로 조각투자 시장이다. 조각투자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뜨거운 아이템이 됐다. 소액으로 투자하고 싶은 'MZ세대'와 새 시장을 만들려는 핀테크 업체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정부의 방안에 따라서 토큰증권이라는 혁신적인 인프라를 통해 자본시장이 비약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는 만큼 향후 국민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한 셈이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된다면 투자자들이 그 다음으로 관심가지는 건 단연 '수익률'이다.
현재 토큰증권 시장을 살펴보면 '피스'(PIECE)의 수익률이 단연 앞서고 있다. 상품 중 수익 배분이 완료된 포트폴리오 8개의 평균 수익률이 17%에 달해 현실적인 '현물투자 조각투자 플랫폼'에 한발 더 다가갔다.
미술품과 한우, 고가의 명품 시계, 와인 등도 조각투자의 대상이 되는 시대, 여러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들이 만들어졌다. 최근 만들어진 다양한 조각투자 플랫폼 가운데 '피스'는 희귀 자산부터 명품까지 다양한 ‘현물자산’에만 공동 투자한 뒤 소유권을 나눠 갖고 자산 가치가 상승했을 때 처분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 서비스다.
가장 유명한 투자상품은 처음 선보인 롤렉스 시계 모음이다.
신범준 대표는 피스(PIECE)를 "희소성 있는 현물자산을 발굴, 공급 대비 높은 수요로 미래 높은 가치가 기대되는 우량한 자산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치 있는 현물자산을 직접 소유하는 경험과 성공적인 대체투자를 통한 수익을 동시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소개했다.
지난해 4월 1일, 세 점의 롤렉스로 구성된 ‘피스(PIECE) 롤렉스 집합 1호’ 상품은 출시 30분 만에 모두 완판됐다. 이 포트폴리오는 수익률 32%를 기록했다.
첫 런칭 이후 피스는 조각투자 포트폴리오 22개의 펀딩 모두 완판됐다. 22개 중에 시계 등 명품은 8개, 나머지 14개는 예술품이다.
이렇듯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사업성과 혁신성 모두를 증명한 피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바이셀스탠다드는 세 차례 라운드를 통해 총 8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KB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브이피(BC카드), BNK투자증권 등 대형 금융사 벤처캐피탈(VC) 및 유수의 엑셀러레이터가 바이셀스탠다드의 주주다.
신범준 대표는 "오는 7월부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 투자유치도 예정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수익분배 완료된 8개 포트폴리오 평균수익률 17%...22개 조각투자 상품 총 모집금액 약 23억원
실제 수익 분배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8호 상품까지 수익분배를 완료했으며 평균 수익률은 약 17%에 달한다. 22호까지 조각투자 상품 총 모집금액은 약 23억이다.
반면, 익명을 요청한 피스 투자자는 "단기간 내에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엄선하는 과정은 이해가 되지만, 포트폴리오가 좀 더 자주 업데이트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한 이후 다시 파는 과정을 거쳐 최종 수익을 분배받기 위해선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에 신 대표는 "명품군 같은 경우에 매각 기간이 6개월 정도 소요되고, 아트군은 1년 정도가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빌딩 대박' 꿈꾸며 ‘카사’를 통해 조각투자를 한 업계 기자에 따르면 10개월 동안 -18%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트레져러에 올라와 있는 명품 투자 상품의 경우도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가 지난해 6월 매각 상품 평균 수익률 19.14%을 달성했다고 낸 보도자료와 현실은 동상이몽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피스의 22개 완판 된 포트폴리오 가운데 8개가 수익 배분이 이뤄졌고, 수익배분이 된 포트폴리오가 내는 평균 수익률은 17%를 기록해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의외로 피스가 수익을 내는 방식은 간단하다. 먼저 내부 직원들로 구성된 기획위원회를 통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획한다. 단기간 내에 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대상이 된다. 이어 구매할 물건이 결정되면 이를 직접 매입하고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정품 감정을 거쳐 포트폴리오를 공개함과 동시에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될 만한 작품이나 물건만 사는 것이다.
포트폴리오가 완판되면 상품의 시세가 오를 때까지 기다린 다음 이후 시장에서 구매했던 상품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다. 이때 투자자들은 소유한 조각의 비율만큼 돈을 배당받는다.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꾸준히 공부 해야 하는 주식이나 코인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조각 투자 플랫폼 피스'가 가진 강점이라고 피스 측은 설명했다.
◇ 최소 투자 금액 10만원...지난해 12월 2일 이후 새로운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되지 않아
다만, 다른 조각투자 플랫폼보다 진입장벽은 높다.
최소 투자 금액이 10만원이다. 투자 가능한 금액 단위가 10만원으로 정해져 있어 10만원 단위로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보인다
투자 금액의 선택의 폭이 좁다는 의미다.
최소 투자 금액이 10만원인 점은 타사 조각투자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10만원 이상부터도 만원, 천원 단위를 선택해 투자할 수 없는 점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피스로 투자하려고 앱 설치 후 다음 포트폴리오가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는 20대 청년 A모씨는 "아직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 알바하면서 모은 용돈 몇 만원을 더 넣어서 투자하고 싶은데 아예 막아놔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희소성 있는 명품과 예술품을 엄선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피스의 운영방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이유로 포트폴리오의 업데이트가 타사 플랫폼에 비해 늦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투자상품 중에 골라서 투자하고 싶은 이용자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 선박 개인투자 가능할까...혁신금융서비스 신청, STO 기반 국민 투자 플랫폼 목표
바이셀스탠다드는 해양선박을 새로운 조각투자 상품으로 보고,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피스를 STO 기반 국민 투자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혁신금융서비스 검토가 완료되면 소형 부동산 현물은 물론 선박에도 조각투자가 가능하게 된다.
신범준 대표는 "현재 금융당국에서 심의 및 검토를 추진 것으로 확인된다. 검토 완료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올 가을 안으로 긍적적인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선박금융은 일반적으로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증 등(Debt Finance)에 의해 이루어진다.
신범준 대표는 "이러한 금융기관의 대출자산 등을 유동화, 증권화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거래 대상으로 만들게 되면 금융 분야 뿐 아니라 해운산업 등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바이셀스탠다드는 글로벌 경기회복 이후 예상되는 선박·해운투자 확대 흐름 등에 선제 대응, 정책금융기관·기관투자자 중심의 기존 선박금융 분야의 혁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명품, 예술품 등에서 선박까지 현물 조각투자의 대상을 확대해 MZ세대의 새로운 대체투자처로서 개인 투자자의 선박금융 투자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 대표는 "STO에 대한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이 발표돼 STO에 대한 제도적인 불명확함은 대부분 해소됐다."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기존에 없던 투자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곧 회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향후 STO 정책 제도화에 발맞춰 다양한 현물에 대한 대체투자가 가능하도록 투자대상 아이템과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바이셀스탠다드는 지난해 9월 KDB인프라자산운용, NH투자증권,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금융대학원과 함께 STO를 활용한 선박금융 컨소시엄 구성을 진행한 바 있다. 또 지난 12월 금융과 IT를 결합한 혁신적 플랫폼을 통해 침체된 국내 민간 선박 및 사회간접자본(SOC), 항공 금융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선박 조각투자와 관련, 일각에선 "몇 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지만 실현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익명을 요청한 선박업계 관계자는 "선주와 조선사, 투자자, 기자재업계 등 조선업 관계자 모두가 윈윈하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이 제대로 구축돼야 관련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이셀스탠다드 측은 "직원 한 명을 해양대학원 입학을 시킬 만큼, 섣부른 마음으로 시도한 사업이 아니다"라며 "서두르지 않고 꼼꼼하게 준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HJ중공업은 한국토지신탁,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토큰증권(STO)을 활용한 선박금융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업계의 움직임이 없진 않다.
이들은 협약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선박금율 관련 STO 발행 등 협력사업을 발굴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선박금융 관련 STO 시장은 구체적인 밑그림도 아직 그려지지 않은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
개척 단계인 만큼 선점하는 기업이 가져가는 이익도 크다.
이를 위해 신범준 대표는 "금융상품 및 블록체인 메인넷 개발 등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 영입을 통해 '국민 투자 플랫폼' 포지셔닝을 위한 사업화 전략을 적극 구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조각투자 관련 기업 리포트에서 "STO 이용자 대다수가 개인투자자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자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피스의 바람처럼 선박도 조각투자 시장의 매력적인 ‘알맹이’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장과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 [써보니] 덤으로 알려드리는 기자 피스 앱 사용 후기
우선 가입이 간편하다. 개인 정보 입력 후 휴대폰 번호로 받은 인증번호를 넣고, 로그인 할 때 필요한 간편비밀번호를 설정하면 끝이다. 피스의 장점을 알려달란 기자의 요청에 '가입 절차가 1분 안에 끝난다'는 신범준 대표의 말이 거짓이 아니였다. 정말 1분 안에 끝난다.
UI에 신경쓴 티가 난다. 한 눈에 잘 들어올 뿐만 아니라 직관적이다. 필요한 항목만 꼽아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이다.
가입하자마자 궁금해졌다. 탈퇴하는 과정도 편리할까. 회원 탈퇴도 굉장히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포트폴리오에 들어가면 조각완판, 수익분배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져있다. 주식 투자처럼 해당 앱을 사용하기 위해 따로 공부를 하거나 적응할 시간이 필요 없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포트폴리오는 아쉽게도 작년 12월 초에 완판되어 이후로 다음 상품이 없다. 작년 11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총 3일간 판매된 이 포트폴리오는 총 3675만원의 판매금액을 기록했다. 그 이후로 4개월이 지났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 상품을 기다리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클릭하면 상세 설명 페이지가 뜬다. 투자기간, 예상 수익률 등이 나온다. 추가로 해당 작품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피스가 먼저 알아봤다는 내용의 글과 '작품 선정 이유'도 소개되어 있어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인다.
아래에는 해당 작품을 담당하고 있는 에디터 이름도 크게 기재되어 있어 믿음직스럽다.
투자 상품 외에 피스 매거진을 발행, 앱에서 유용한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핫플레이스, 쿨 피플 소개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도 눈여겨 볼 만하다. 투자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읽을 거리, 볼 거리가 많은데 투자할 상품이 없다는 점은 '매우' 아쉬울 수밖에 없다.
기자도 10% 이상의 수익률이 나는 투자를 해보고 싶은 소시민 중 한 명. 피스가 조만간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