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MARBLEX)가 2023년을 맞아 플랫폼 확장 계획을 밝혔지만 코인 시장에서 마브렉스의 가치는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마브렉스는 12일 쟁글(Xangle) 블록체인 파운데이션 위크의 일환으로 마브렉스 데이(MBX DAY) 행사를 진행하고, 2023년 멀티 체인 확장 계획이 담긴 '마브렉스(MBX) 3.0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마브렉스는 이날 자사의 블록체인 생태계에 온보딩된 게임들의 총 다운로드 수(약 2252만)와 게임 토큰 채굴 대비 인게임 소진율(약 95%)을 비롯한 지난해 성과를 소개했다. 마브렉스 생태계 내에서 자체적으로 경제권이 형성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아울러 마브렉스는 다중 체인 브릿지를 통해 보안성과 사용성이 높아진 'MBX 워프(WARP)'를 공개하며 P2E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홍진표 마브렉스 사업개발 팀장은 "기존에 하나의 메인넷에서 사업을 전개하던 프로젝트들이 최근 이용자 친화적 생태계 구축을 위해 멀티 체인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가는 추세다"며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안정성 확보와 MBX 생태계 참여자들의 접근성 향상, 타 프로젝트와의 서비스 연계 활성화 등을 통해 생태계를 고도화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고 말했다
마브렉스는 지난해 2월 28일 넷마블의 블록체인 사업을 전담할 자회사로 출범했다. 마브렉스는 같은 이름의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운영하며, 해당 생태계는 클레이튼(KLAY)을 메인넷으로 삼고 있다.
마브렉스 생태계의 화폐인 마브렉스 코인(MBX)은 지난해 5월 6일 빗썸에 상장했다. MBX는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상장 당일 거래소 내 가격이 6만800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사진 = 마브렉스에서 12일 공개한 지난해 MBX 생태계 관련 통계 / 토큰포스트 정석규
다만 마브렉스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코인 시장이 평가하는 MBX의 가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때 수만 원을 호가했던 MBX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13일 오전 6시 33분 현재 전날보다 4.77% 떨어진 1.28달러(한화 약 15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코인 가격이 하락한 결과다.
MBX의 주된 활용처는 넷마블 플레이투언(P2E) 게임이다. 지난해부터 넷마블의 글로벌 서비스 게임에 MBX가 적용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고, MBX의 거래소 상장 당시에도 투자자들은 여기에 주목했다.
넷마블의 P2E 서비스는 실제로 이뤄졌다. 지난해 3월 4일 넷마블은 '에이쓰리(A3) 스틸어라이브' 글로벌 버전에서 이네트리움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해당 게임 유저는 던전에서 이네트리움 광석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MBX를 획득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도 넷마블은 '제2의 나라' 글로벌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P2E 구조를 도입해 마브렉스 생태계를 통한 P2E 구조 확립을 도모했다.
하지만 P2E게임으로 주목받은 게임들이 P2E에 인색한 모습을 보며주면서 마브렉스 생태계 활성화도 힘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예로 A3 스틸얼라이브의 경우, MBX와 교환할 수 있는 재화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일정 레벨에 도달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레벨에 이르기까지 허들이 높게 설정돼 있고, 이를 빠르게 달성하려면 과금을 해야 한다.
실제로 유투브 등지에서 MBX 채굴을 위한 공략집을 찾아봐도, A3 스틸얼라이브의 특정 과금 패키지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사진 = 마브렉스 코인(MBX) 가격 변화 / 코인마켓캡
모회사인 넷마블의 실적 부진도 길어지고 있다. 넷마블 지난해 7월 말 출시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를 비롯해 지난해 4분기에도 샬롯의 테이블,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등 신작을 연이어 선보였으나 증권사들은 넷마블의 적자경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약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영업손실 38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보다는 손해액이 줄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넷마블은 적자경영으로 전환하게 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경쟁사들보다 많은 신작 출시는 긍정적이나 지속 가능한 흥행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기존 게임 매출 감소를 커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매출 정체에도 인건비와 마케팅비 부담은 지속돼 영업손실 13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마블에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신작 히트를 위한 노력도 중요하나 그 전에 손익구조의 근본적인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 손익구조로는 압도적인 슈퍼 히트 신작이 출현하지 않는 한 실적부진 탈피는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다.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수많은 코인이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만큼, 마브렉스 생태계의 화폐로 사용되는 MBX의 가격은 마브렉스 생태계 활성화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라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홍진표 마브렉스 사업개발 팀장은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MBX의 가격이 마브렉스 생태계 활성화를 나타낸다는 단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해서 받아왔다"며 "저희는 유저들이 실제로 코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생태계를 이뤄나가는지에 대한 인프라적 측면이 훨씬 더 유의미한 커뮤니케이션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홍 팀장은 "코인 가격은 외부 투심의 영향을 받는 영역이기에, 외부 상황이 좋지 않으면 같이 떨어지는 등 저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요인이 많다"며 "우리가 컨트롤 가능한 영역, 즉 유저 중심의 콘텐츠를 제공해 주는 것만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